알레르기질환은 어린 시절의 촌충,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예방되고 감염은 형이나 누나와의 비위생적 접촉에 의해 전염된다." H가 세개 들어간 스트라찬의 논문 제목에서 두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의 논문통적인 감염병의 공격에은 결국 ‘위생 가설 hygiene hypothesis‘ 의 원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위생 가설은 문자 그대로 이렇게 주장한다. "선진국의 어린이들은 전통적인 감염병의 공격레 더이상 시달리지 않는데, 그 이유는 ‘경험 미숙으로 인해 걸핏하면 날뛰는 면역계‘를 갖고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선진국 어린이들은 단기적으로 건강하지만, 꽃가루처럼 무해한 촉발 요인에도 패닉에 빠져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개념은 감염병과 알레르기질환 간의 상충 관계라는 달갑잖은 현상을 설명한다. 즉, 우리는 선천적으로 둘 중 하나로 고통받을 운명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후에 위생 가설은 병원균을 벗어나 착한 미생물, 환경 속의 미생물, 기생충에 방점을 두고 이 삼총사에게 ‘오랜 친구들‘이라는 세례명을 주었다. 착한 미생물은 우리의 면역계를 훈련시키고, 환경 속의 미생물은 진흙과 먼지 속에 숨어 있으며, 기생충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만 참을 만한 감염을 일으킨다. 오랜 친구들은 유구한 진화사를 통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는데, 최근들어 그들의 종신재직권이 위기를 맞고 있다. 위생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불필요한 선입관을 주지만 ‘오랜 친구들‘이 사라진 것은 단지 엄격한 개인위생만이 아니라, 도시화의 다양한 함정때문이기도 하다. 도시화의 함정으로는 핵가족화, 시골의 진흙땅에서 도시의 콘트리트 숲으로의 이동, 염소 처리된 수돗물 선호, 가축이나 반려동물 등과의 소원한 관계를 들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노출되는미생물의 범위를 줄여, 알레르기 및 염증 질환의 위험을 일관되게 상승시켜왔다. - P198
과도한 위생 관리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파괴할 수 있다. 철저한 위생은 공중보건에 유익하며 우리를 많은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당연시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도가 지나쳤다. 테오도어 로즈버리는 1969년 이렇게 말했다." "청결은 단순한 경건함을 넘어 아예 종교가 되었다. 우리는 목욕, 문지르기, 악취 제거가 일상화된 노이로제 환자다." 오늘날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항균 물티슈, 항균 비누, 항균 샴푸, 항균 칫솔, 항균 빗, 항균 세제, 항균 그릇, 항균 침구류, 항균 양말이넘쳐난다. 그리고 치약, 화장품, 데오드란트 주방기구, 장난감, 의복 등의 소비재와 건축자재는 트리클로산triclosan이라는 항균물질이 첨가되어있다고 선전된다. 청결이라고 하면 ‘세균 없는 세상‘을 떠올리겠지만, 어쩌면 우리는 세균 없는 세상이 정말로 뭘 의미하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세균이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도 모른 채, 세균에 적개심을 품고 너무나 오랫동안 세균을 공격해왔던 것은 아닐까? - P208
마이크로바이옴은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다. 그것은 수천 종의 미생물들이 우글거리는 군집으로서 개별 구성들끼리 끊임없이 경쟁하고, 숙주와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진화하고 변화한다. 24시간을 주기로 들쭉날쭉하므로 어떤 좋은 낮에 많고 어떤 좋은 밤에 많다. 당신의 유전체는 작년 이맘때와 거의 같지만, 당신의 마이크로바이옴은 아침에 일어나거나방금 전 식사를 한 뒤 바뀌었을 것이다. 우리가 목표로 삼을 수 있는 ‘건강한 마이크로바이옴‘이 하나 있거나, 특정 미생물 군집을 ‘건강한 군집‘이나 건강하지 않은 군집‘으로 명쾌하게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면 모든 것이 얼마나 수월할까? 그러나 그런 건없다. 생태계는 복잡하고 유동적이며 상황 의존적이기 때문에, 범주화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 P219
새로운 숙주의 몸속에 처음 들어간 미생물들의 처지는 다양하다. 유능한 기생충이라면 큰 노력 없이도 자리를 꿰찰 수 있지만, 일부 미생물은숙주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자리를 보장받기도 한다. 심지어 숙주의 체내 환경에 별로 적응할 필요가 없는 미생물들도 있다. 세상이 온갓 미생물로 가득 차 있는데, 그중에 이미 공생에 적합한 특성을 보유한 종류가 없겠는가. 만약 초식동물이 미생물 하나를 삼키고 때마침 그 미생물이 복잡한 섬유질을 분해함으로써 초식동물이 다른 방법으로 구할 수없는 에너지원을 방출한다면, 곧바로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다. 제 딴에는 순전히 이기적으로 행동했을 뿐인데 그게 공교롭게 숙주에게 보탬이 되는 경우도 있다. 숙주와 세균이 완벽한 팀을 이룬 최초의 사건은 아마도 이처럼 우연히 궁합이 맞아 일어났을 것이다. 양쪽 파트너가 아무런 투자를 하지 않고 서로에게서 뭔가를 얻을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숙주는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형질 두 가지를 진화시켰는데, 하나는 미세한 파트너를 수용할 수 있는 세포이고, 다른 하나는 파트너로 하여금 닻을 내릴 수 있게 하는 분자 고정점 molecularanchor-point 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인이 있었으니, 바로 대물림 inheritance 이었다. 대물림이 없다면 공생 관계는 굳건히 유지되지 않았으리라.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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