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 본성을 규정하는 유전자도 아니고 인간 본성의 궁극적 산물인 문화도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지금 막 그것에 대한 정확한 표현을 찾기 시작했다. 그것은 후성 규칙들이다. 즉 문화의 진화를 한쪽으로 편향시켜 유전자와 문화를 연결해 주는 정신 발달의 유전적 규칙성이다. - P291
뇌는 환경 자극의 범람 속에서 작동하면서 보고 듣고 배우며 자기 자신의 미래를 계획한다.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뇌의 집합적 선택은 인간의 모든 것-유전자, 후성 규칙, 의사소통적 마음 그리고 문화의 진화적 운명 (Darwinian fate)을 결정한다. 지혜로운 선택을 한 뇌는 더 높은 진화적 적응도(Darwinian fitness)를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그 뇌가 잘못 선택한 뇌들보다 통계적으로더 오래 살고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됨을 뜻한다. - P293
유전자 결정론은 유전자가 특정한 형태의 문화를 이끌어 낸다는 견해로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론이다. 나는 그들의 정당한 우려가 다음과 같은 논증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유전자들은 토템 신앙, 원로 회의, 종교 의식과 같은 정교한 규약들을 결정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 그 어느 진지한 과학자나 인문학자도 그러한 이론을 제안한 적이 없다. 오히려 유전자에 기반을 두고있는 후성 규칙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규약들을 창조하고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후성 규칙들이 충분히 강력하다면 그것에 따른 특정 행동들이 다양한 사회 속에서도 수렴적으로 진화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후성 규칙들에 따라 편향된 문화에서 진화된 그 규약들은 문화적 보편자로 간주된다. 소수 문화의 경우에도 동일한 시나리오가 적용될 수 있다. 발생유전학의 입장에서는 이런 전체 구도를 유전들의 반응 양태가 문화적 보편자의 경우에는 대단히 협소하다는 식로 표현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 문화적 규약들이 생겨나지 않는 인간 환경은 거의 없다. 반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다양한 군소약들을 산출하는 유전자, 다시 말해 문화의 다양성을 늘리는 유전자는 더 넓은 범위의 반응 양태를 보인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 P295
유전적 적응도 가설 문화에 가장 널리 퍼진 형질들은 그것들을 있게끔 해준 유전자들에게 진화적 이득을 안겨 준다. ―은 많은 증거들을 통해서 합당하게 잘 입증되어 왔다. 널리 분포된 형질들은 대개적응적이고 그것들의 존재는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의 기본 원리에잘 부합한다. 게다가 사람들이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간에 대체로 이 기본 원리를 따르는 것처럼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도 사실이다. 유전적 적응도 가설의 가치는 그것이 인간 본성에 던져 주는 통찰에있다. 또한 학계에 참신하고 생산적인 연구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것도 중요한 점이다. - P303
근친상간 금기는 우리를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간의 경계 지역으로 다시 한 번 인도한다. 그 금기가 제기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생물학적인 웨스터마크 효과와 문화적인 근친상간 금기는 도대체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 쟁점은 인간의 근친상간 회피 행동에 관한 두 가지 경합 가설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첫 번째 가설은 지금까지 언급된 웨스터마크 가설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간 본성의유전적 후성 규칙 때문에 근친상간을 피하고 그 규칙을 금기라는 형태로 번역해 냈다. 이에 대한 경합 가설은 프로이트의 가설이다. 이대단한 이론가는 웨스트마크 효과가 무엇인지를 들었을 때 그런 효과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오히려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친족 이성 간의 욕정은 근본적이고 강제적인 것으로서 그 어떤 억제 본능보다 강하다. 그러한 근친상간과 그로 인해 가정을 풍비박산 나게 하는 재앙을 막기 위해 사회는 금기라는 것을 고안해 냈다. - P312
인간을 제외한 모든영장류 동물에서 이것은 두 층으로 되어 있다. 첫째, 19종의 사회성종에서 젊은 개체들은 인간의 족외혼(exogamy)을 연상케 하는 짝짓기 패턴을 보인다. 예를 들어 몸이 어른 크기가 되기 전에 그들은 자신이 속해 있던 집단을 떠나 다른 집단에 합류한다. 마다가스카르 섬의 여우원숭이와 대다수의 구대륙, 신대륙 원숭이의 경우에 자신의 집단을 떠나는 쪽은 수컷이다. 반면 아프리카의 붉은콜로부스원숭이, 망토원숭이, 고릴라, 침팬지의 경우에는 암컷이 떠난다. 또한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고함원숭이의 경우처럼 두 성이 모두 떠날 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영장류 종들에서 젊은 개체들이 떠나는이유는 공격적인 어른 개체 때문이 아니다.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떠나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 영장류의 이런 특이한 행동은 그것의 궁극적인 진화적 기원이 무엇이건 간에 그리고 그 행동이 그 개체의 번식 성공에 어떤 영향을 주든지 간에 근친교배의 발생 가능성을 줄여 준다. 그러나 근친 교배에 대한 거부는 두 번째 단계의 저항으로 더욱 강화된다. 그것은 번식 집단에 남아 있는 이성 개체들이 성적 행동마저도 피하는행위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의 마모셋과 비단원숭이, 아시아의 마카크원숭이, 비비 그리고 침팬지처럼 성적 발달에 관한 연구가 잘 된 모든 사회성 영장류인간은 제외하고)의 경우, 어른 수컷과암컷은 모두 이른바 웨스터마크 효과(Westermarck effect)‘를 보인다. 즉 어렸을 때 자신들과 가깝게 지냈던 개체들이 성적으로 접근해 오면 거부한다. 가령, 어머니와 아들이 짝짓기를 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형제자매 간의 짝짓기는 비친족 개체와의 짝짓기보다 훨씬 덜 일어난다.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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