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코니랑 다투기도 하니?"
"엄마, 그 얘기는 안 할래요.
"내가 묻고 싶은 한 가지가 왜 그건지 궁금하겠지. 아주 조금이라도 궁금하지 않아?"
"아뇨."
"다퉈야 하는 거야. 다투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거라고."
"아, 그럼 엄마랑 아빠는 잘못된 게 하나도 없는 거네요."
"하하하! 아주 재미있구나, 조이."
"왜 다퉈야 해요? 사람들이 다투는 건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해서 그러는건데."
" 아니지. 사람들이 다투는 이유는 서로 사랑하지만 각자 독립적으로 개성을 가지고 있고 현실 세계에서 살기 때문이야. 물론 지나치게 많이 다투는건 좋지 않지만."
"그렇죠 딱 적당할 정도로 싸워야죠. 알아들었어요."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면 왜 그런지 너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것뿐이야.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하고 말이야."
"아니, 엄마, 미안하지만 그 얘긴 그만하죠"
"아니면 상대방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는 건 아닌가 스스로 물어봐야 해.
무슨 말인지 알겠니?" - P512

그러던 어느 날 CNN을 시청하던 조이는 팔루자에서 미국의 트럭 및 대가 망가져 기습 공격을 받고 계약직 운전사들이 폭도들에게 난자당했다는보도를 보았다. CNN 화면에서 A10은 보이지 않았지만, 조이는 너무 불안해서 술을 마시지 않고는 잠들지 못했다. 조이는 몇 시간 후 말짱한 정신으로 말 그대로 아기처럼 단잠을 자는-세상 물정 모르고 평안하고 달게 자는-아내 옆에서 잠이 깼고, 아침에 아빠에게 전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이는 아빠에게 전화를 하는 지금만큼 두려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자기에게 어떻게 하라고, 고발을 하고 대가를 치를 것인지, 아니면 입 다물고 돈이나 챙길 것인지 조언을 해줄 사람은 아빠 말고는 아무도 없으며, 그 누구도 자신을 구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니는 조이를 너무 무조건적으로 사랑했고, 엄마는 객관적이지 못했으며, 조너선은 가족이 아니었다. 자초지종을 털어놓아야 할 대상은 엄격하고 원칙론자인 그의 아빠뿐이다. 조이는 평생 아빠에게 대항해왔지만, 이제 자기가 졌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가 온 것이다. - P578

침대에 누워 소음이 주는 고통을 견뎌냈다. 왜 이 사람들은 조용히 하지못하는 걸까?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세상을 왜 소리로 공격해야 할까? 소음은 계속됐다. 그 소음은 열병을 야기했는데 월터 말고는 모두면역이 돼 있는 열병인 것이 분명했다. 자기 연민의 소외감이라는 열병. 그날 밤은 월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그는 대중의 고함소리를 혐오하게 됐고, 이상하게 야외 활동도 피하게 됐다. 월터는 마음을 열고 자연으로 돌아왔지만, 엄마의 나약함이 그를 실망시켰듯이 자연 또한 그를 실망시켰다. 자연은 시끄러운 멍청이들에게 너무 쉽게 굴복했다. 월터는 자연을 사랑했지만 단지 추상적으로 좋아했고, 훌륭한 소설이나 외국 영화를사랑하는 것 이상은 아니었으며, 나중에 패티와 아이들에게 보여준 것보다못한 사랑이었다. 그래서 월터는 그 후 20년 동안 도시인이 됐다. 쓰리엠사를 그만두고 자연보존협회에서 일할 때도, 청솔산 신탁기금에서 일할 때도 월터의 주된 관심사는 자연을 미치처럼 버릇없는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는일이었다. 월터가 자기가 보존하고자 하는 서식지에 사는 동물에게 애정을가진 건 자신의 감정이 투영된 행동이다. 시끄러운 인간들에게 방해받지않고 살고 싶다는 점에서 그 동물에게 동질감을 느낀 것이다. - P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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