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복잡성 이론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패러다임 중 하나인 ‘혼돈의 가장자리 (edge of chaos)‘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자연 세계에는 크리스털 결정과 같이 완벽한 내적 질서를 함유하고 있어서 더 이상의 변화가 생겨날 수 없는 체계들이 존재한다. 반면 끓고 있는 물과같이 질서를 찾아보기 힘든 혼돈계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가장 빠르게 진화할 체계는 양극단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하게 되는데 정확히말하면 혼돈의 가장자리에 위치하게 된다. 혼돈의 가장자리에 놓인이 체계는 질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작은 집단 속에서나 단독으로 쉽게 변화될 수 있도록 느슨하게 연결된 부분들을 그 속에 포함하고 있다. - P171
그때가 되면(나는 그때가 오리라 믿는다.) 우리는 생물학에 관해 참된 이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이론은 현대 생물학에 넘쳐나는 상세한 묘사들과는 질적으로 다를 것이다. 그 원리들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 그리고 생태계를 탐구하는 데 가속 페달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그중 생태계는 개체들로 구성된 가장 복잡한 체계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을 꽤나 괴롭힐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분자와 원자를 일일이 시뮬레이션해 보지 않고도 살아 있는 개체를 완벽하게 재편할수 있는 일반적 조직 원리가 존재하는가? 둘째, 이 동일한 원리가 마음과 행동 그리고 생태계에도 적용될 것인가? 셋째, 물리학과 수학의 관계처럼 생물학의 자연 언어로 기능할 만한 수학이 존재하는가? 넷째, 올바른 원리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원하는 모델에 그 원리를 적용하려면 얼마나 상세한 사실 정보가 필요한가? 이 모든 문제들에대해서 오늘날 우리는 마치 어둠 속에서 안경을 끼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성경적 예언이 성취되는 ‘그날‘이 오면 우리는 그 모든 것들을 직접 대면하게 될 것이고 아마도 이 난제들에 대한 해답을 분명히보게 될 것이다. 어쨌든 대답을 찾기 위한 이런 시도는 인간 지력(知力)의 한계에 대한 일종의 시험이다. - P180
지식의 통일성 - 미로의 실재에 대한 믿음은 궁극적으로 모든 정신 과정이 물리적 기초를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이 자연과학에 잘 부합한다는 가설에 근거해 있다. 마음(mind)은 우리가 알고 있으며 알수 있는 모든 것들이 창조된 장소이다. 이런 기본적이면서도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심오한 사실 때문에 마음은 통섭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다. - P183
‘진화적 진보‘를 언급하는 일은 작금의 학계에서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 되었다. 나도 인정한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잉크를 허비하게 한 딜레마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의미 구분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진보를 미리 정해진 목표를향해 전진하는 것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런 목표가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는 진보가 아니다. 하지만 복잡성과 개체와 사회에 관한 통제력이 적어도 몇몇 계통들에서 점점 증가하는 것을 두고진보라고 한다면 퇴보의 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진화는 엄연히 진보일 수 있다. - P186
만일 인간이 신생아일 때 지금보다 훨씬 더 큰 뇌를 가졌더라면 산도를 통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산모와 신생아 모두에게 무척 위험한 것이었을 게다. 심지어 어른 뇌 크기조차도 공학적으로 보았을 때 위험하다. 왜냐하면 머리는 깨지기 쉽고 그 내부에는 뼈와 살이 복잡 미묘한 방식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게다가 그 사이에 액체가 차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그 속에 있는 뇌는 손상되기 쉬울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인간은 쉽게 정신을 잃기도 하고 뇌와 관련된 장애로 고통받기도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물리적으로 폭력적인 접촉을 피하려고 한다. 우리 조상이 야만적인 힘과 지성을 맞바꾸었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송곳니로 무장한 적을 붙잡고 때려눕힐 필요가 없다. 뇌의 용량이 이렇게 본래부터 제한되어 있다면 의식적 사고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필요한 고차원의 통합 체계와 기억 은행을 두개골 속을 집어넣으려면 묘수가 있어야 한다. 실현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뇌의 표면적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넓은 종이에 세포들을 뿌려 놓고 그것을 구겨서 공 모양으로 만들어 보자. 인간의 대뇌 피질은 표면적이1,000제곱인치 정도의 종이와도 같다. 그 대뇌 피질은 1제곱인치당수백만 개의 세포체로 쌓여 있고 종이접기와 같이 꾸불꾸불하게 접히고 뭉쳐져서 1리터 정도의 두개골 공동 속에 쏙 들어간다. - P198
부분들뇌 안에서 누가 혹은 무엇이 이 모든 활동들을 감시하는가? 어떤이도, 어떤 것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뇌의 어떤 영역도 그 시나리오를 볼 수는 없다. 그것들은 그저 존재할 뿐이다. 의식은 이 시나리오들로 구성된 가상 세계이다. 대니얼 데닛(Daniel Dennett)의 용어를 빌리자면 "데카르트의 극장과 같은 것은 없다." 다시 말하면 뇌에는 그시나리오들이 정합적인 형태로 출연하는 뇌 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 그것은 하나도 아니다. 대신에 전뇌의 구석구석 대뇌 피질에서부터 시상, 편도체 그리고 해마와 같은 특수화된 인지 중추에 이르기까지에서 벌어지는 신경 활동의 얽힘만이 존재할 뿐이다. 하나의 집행 자아가 모든 정보를 수집 · 통제하는 것 같은 단일한 의식의 흐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적 사고에 순간적으로 기여했다가 사라져 버리는 뇌 활동의 다중 흐름이 존재한다. 의식은 정신 활동에 참여하는 회로가 대량으로 연결되어 있는 집합체이다. 마음은 스스로 조직하는 시나리오들의 공화국이며 이 시나리오들은 개별적으로 생겨나고 자라고 진화하며 사라진다. 그리고 때로는 새로운 사고와 물리적 행동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 P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