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 미국의 이야기는 엄청난 악으로 여겨지는 부끄러운 인종분리의 역사가 어찌 보면 사소한 ‘불쾌한 감정‘에서 시작될 수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역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알려준다. 어떤 집단에 대한 혐오감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며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할 때 불평등은 더욱 깊어진다. 안타깝지만 법과 규범 없이 개인들의 자발적 합의를 통해 평등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불평등한 체제를 유지시키는 우리 감정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127

 한나 아렌트Hannah Arendi 는 아고라에서의정치적 평등이 사적 영역에서의 엄격한 위계와 지배를 전제로 했다고 말한다. 가장이 아고라에서 누리는 자유를 위해 사적 영역인가정은 희생되어야 했다.
현대사회가 지향하는 ‘모든‘ 사람의 평등이란 이 아고라에 모든사람이 입장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실현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까? 오늘날 누가 아고라에 입장할 자격을 가지며, 누가 사적 영역에 남도록 요구되는가? 성별, 장애, 나이,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국적, 출신 민족 등 개인의 특성들은 아고라에 입장하기 위한 기표로 작동한다.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이 기표에 따라 입장 여부가 결정된다. 누군가는 그 기표 때문에 입장을 거절당한다. 그리고 사적영역에 남도록 돌려보내진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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