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

월터 버글런드에 대한 기사를 그의 고향 지역에 있는 언론은 다루지 않았다. 월터와 패티는 2년 전 워싱턴으로 이사했기에 이제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 지역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세인트폴안에 있는 램지힐 지역의 도시 부유층 사람들은 전국 신문인 <뉴욕타임스>를 외면할 만큼 애향심이 깊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는 월터가 미국의 수도에서 자신의 직장 경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는 기사가 자세히 실렸다. 그의 예전 이웃들은 <뉴욕타임스>가 묘사한 월터(오만하고", "위압적이고, "윤리의식이 타락한)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월터가 너무 달라서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이 기억하는 월터는 눈이 내리는 2월에도 유서깊은 서밋 가(街)의 오르막길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홍조 띤 얼굴에너그러운 표정의 쓰리엠(3M)사 직원이었다. 환경 단체 그린피스보다 철저한 환경보호주의자이며 시골 출신인 월터가 석탄 산업계와 공모해 순박한시골 사람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버글런드 가족에게는 늘 무언가 미심쩍은 면이 있었다. - P11

패티는 이 모든 의문의 답을 알고 있었다. 패티는 사회적·문화적 꽃가루를 옮기는, 붙임성 있고 활달한 꿀벌 같았다. 그녀는 램지힐 지역에서 몇 안되는 전업주부 중 한 사람으로, 자화자찬이나 험담하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 P13

조이를 지나치게 사랑한 또 한 사람은 모너핸의 딸 코니다. 코니는 어두운 표정, 작은 체구에 말이 없는 데다 마치 상대방과 자기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도 없다는 듯 눈도 깜박이지 않고 빤히 쳐다봐서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버릇이 있었다. 코니는 매일 오후 어김없이 패티의 집 부엌에 진을 쳤다. 그 애는 밀가루 반죽을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공 모양으로 열심히 치댔고, 버터가 녹아 누르스름하게 윤기 나는 쿠키를 만들려고 무던히도 애썼다. 패티는 코니가 공 모양의 과자 반죽 하나를 완성할 동안 열한 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구워진 쿠키를 오븐에서 꺼내면 코니의 허락을 받고서야 "가장 훌륭한"(더 작고, 더 납작하고, 더 단단한) 쿠키를 맛보았다. 코니보다 한 살많은 제시카는 이웃집 여자애에게 기꺼이 부엌의 주도권을 넘겨주고 책을읽거나 자기가 키우는 식물을 돌보았다. 제시카처럼 원만하고 성숙한 성품의 아이에게 코니는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코니는 넓이와 깊이만 알뿐, 전체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 애는 색칠을 할 때도 한두 공간을 사인펜으로 집중적으로 칠하는 데 몰두했고, 나머지 공간은 비워두었다. 패티가 명랑한 목소리로 다른 색깔도 한번 써보라고 권하면 완전히 무시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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