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가 물었다. "결혼한 지 얼마나 되셨어요?"
"이년이 거의 다 돼가는 것 같네. 내 나이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걸 한번 상상해봐."올리브가 수건을 무릎에 올려놓고 아무것도 들지 않은 한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하지만 절대 다시시작하는 게 아니야, 신디 계속 이어가는 거지."
한동안 그들은 말없이 앉아 있었고, 지붕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올리브가 말했다. "톰이 다시 시작한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신디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 키터리지 선생님. 그이가혼자 산다는 생각도 견딜 수 없어요. 못견디겠어요. 정말로 못견디겠어요. 그이는 그저..……… 오, 혼자 두기엔 덩치만 큰 아기같아요. 그래서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요. 하지만 그이가 다른누군가와 같이 있는 걸 상상하면 마음이 더 아파요."
올리브는 그 말을 이해하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신디. 너하고 톰은 같이 자랐어. 헨리하고 나도 그랬고, 우리는열여덟에 만나서 스물한살에 결혼했지. 진실은・・・・・・ 네가 그 사람하고 같이 살았다는 거야. 그 사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아." 올리브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사라지지 않아." - P212
신디가 고개를 돌렸다. 햇빛이 장엄했다. 한낮의 빛이 끝을 향하면서 입 벌린 모습을 한 태양이 연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황홀한 노란색을 쏟아냈고, 그 빛은 헐벗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내리비쳤다.
그리고 그다음 일어난 일은 이것이다-신디는 이 일을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했다. "어쩜, 나는 늘 2월의 햇빛을 사랑했어."올리브가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어쩜." 그녀는 경외감이 깃든 목소리로한번 더 말했다. "2월의 저 햇빛 좀 봐." - P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