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6월의 어느 토요일 이른 오후, 잭 케니슨은 선글라스를 쓰고스포츠카에 올라탄 뒤 차 지붕을 열고 어깨와 불룩하게 나온 배위로 안전벨트를 했다. 위스키를 사러 가려는 것이었는데, 이곳메인주 크로스비에 있는 식료품점에서 올리브 키터리지와 마주치느니 차라리 포틀랜드ㅡ거의 한 시간 거리였다ㅡ까지 가기로 했다. 그러면 식료품점에서 두 번 마주친 다른 여자도 피할수 있었다. 그 여자가 날씨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는 위스키를들고 서 있었다. 날씨 이야기라니. 그 여자이름은 기억나지 않았다―도 남편과 사별했다. - P9

갑자기 불안감이 그녀를 덮쳤다.
픽업트럭에 탄 남자는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다가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게 보였고, 심지어 입을벌려 웃을 때 치아까지 다 보였다. 그리고 트럭에 시동을 걸고차를 후진시킬 때도 여전히 통화중이었다. 올리브는 눈앞에 펼쳐진 만을 혼자서 바라보고 있었다. 햇살은 물위로 영롱한 빛을튕겨냈고 작은 섬의 나무들은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돌멩이는젖어 있었고 조수는 썰물 때였다. 자신이 음식을 씹는 작은 소리가 들렸고, 깊은 외로움이 그녀를 공격했다. - P41

사실 올리브는 나이를 먹으면서 왜 남편에 대한 마음이 굳어버렸는지 그 이유를 몰랐다. 그것은 그녀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일이었다. 긴 결혼생활 동안 그들 사이에 생겨난 긴 돌담-그들 사이를 갈라놓았지만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곳에 이끼로 덮인 따뜻하고 움푹 팬 자리가 있어서, 때로 느닷없는 이해의 웃음이 터질 때면 두 사람 사이의 그 자리에 햇빛이 일렁이기도 했다 이더욱 높아지고 단단해져서 작은 구멍에 꽃이 피기는커녕 담을따라 얼음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았다. 달리 말하면 그들 사이에뭔가가 생겼고, 그것은 극복할 수 없는 듯 보였다. 어떤 날에는여기는 돌덩이가 더해진 자리, 저기는 돌멩이 한 무더기 (크리스토퍼의 사춘기, 오래전 그녀와 같은 학교 동료 교사였던 짐 오케이시에 대한 감정, 시도라는 여자와 헨리가 벌인 어이없는 애정행각, 죽음의 협박 속에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을 말하면서 헨리와 함께 견딘 범죄의 공포, 크리스토퍼가 이혼하고 타운을 떠난 것)가 보태진 자리라고 짚어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노년으로 향하면서 그들 사이에 왜 그렇게 높고 끔찍한 담이 세워졌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었다. 그녀의 심장이 쪼그라들수록 헨리의 심장은 더욱 굶주렸다. - P50

그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소리가 참 우렁찼다. 그것이 올리브의 신체감각을 자극했다. 전율이 일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공포를 느꼈다. 몸이 기름에 흠뻑 적셔진 상태에서 누가 성냥을켜서 갖다댄 것처럼. 그의 웃음이 일으킨 공포, 전율, 그 느낌은악몽 같았지만, 한편으로 그녀 자신이 쑤셔박혀 있던 거대한 캔의 뚜껑이 방금 열린 것 같았다.
"진짜예요." 올리브가 말했다. 그러고는 침대에서 돌아누웠다. "얼른 저리 가요, 잭."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눈을 꼭 감았다. 제발,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알지 못했다. 제발, 그녀가 다시 생각했다. 제발.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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