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키터리지 선생님이 어느 날 했던 그 말이 늘 기억에 남아 있어. 배고픔을 두려워하지 마라. 배고픔을 두려워하면 다른사람들과 똑같은 얼간이가 될 뿐이다."
위니는 줄리가 새끼손가락에 한 번 더 매니큐어를 찬찬히 바르는 걸 지켜보며 기다렸다. "아무도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지"
줄리가 손톱을 들어올려 쳐다보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었는데?" 위니가 물었다.
"그냥 말 그대로야. 내생각에 처음엔 우리 대부분이 키터리지 선생님이 음식에 대해서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 우리는 기껏해야 7학년-아, 미안, 꼬맹이 - 이었으니까. 하지만시간이 지나니까 좀더 이해할 것 같아." - P352

달에 건설한 도시 같았다. 도시는 그때도 지금도 끌리지 않았지만, 비행기 두 대가 트윈 타워를 뚫고 들어갔을 때 올리브는 침실에 앉아서 아기처럼 울었다. 나라 때문이라기보다는 도시 때문이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갑자기 낯설고 딱딱한 곳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의연한, 한 무리의 연약한 유치원 아이들이 된 것만 같았다. 창문에서 뛰어내리다니. 그 광경에 올리브는 가슴이 아팠고, 검은 머리의 비행기 납치범들이 조용히 그들만의대의에 취해 캐나다에서 내려온 다음, 그 무시무시한 파괴를 자행하기 위해 포틀랜드 공항을 뚜벅뚜벅 통과했다는 걸 알고는속으로 치를 떨었다. (그날 아침 올리브가 차를 타고 가며 그들곁을 지나쳤을지 누가 안단 말인가?) - P359

"엄마한테 와달라고 했죠. 크리스토퍼가 천천히 입을 열었드려보았다.
다. "엄마를 보고 싶어서요. 앤이 엄마를 만나고 싶어해서요. 우린 그저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따름이에요. 좀 달라졌기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어요. 하지만 엄마, 전엄마의 그 극도로 변덕스러운 기분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거예요. 뭔가 속상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면 말씀을 하셔야죠. 그래야대화를 하죠."
"젠장, 넌 평생 입을 다물고 살았어. 왜 이제야 갑자기 말을시작하는 건데?" 갑자기 깨달았다. 이게 다 정신과 의사 때문이었다. 그럼 그렇지. 그 멍청한 아서라는 작자, 올리브는 조심해야 했다. 이 모든 게 치료 모임에서 다 재연될 테니. 엄마의 그 극도로 변덕스러운 기분. 그것은 크리스토퍼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세상에, 그들은 벌써 올리브에 대해 샅샅이 논의를 했던 것이다.
그 생각을 하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리고 너 무슨 소리하는 거야? 내 극도로 변덕스러운 기분이라니. 대체 그게 무슨우라질 소리야?" - P411

놀랍게도, 아들은 조리대에서 더러운 접시를 모아 식기세척기에 넣기 시작했다.
"이렇게 날 그냥 쫓아낼 셈이냐?" 올리브가 말했다. 심장이방망이질을 하며 사납게 날뛰었다.
"봤죠, 이게 극명한 예잖아요." 크리스가 차분하게 대꾸했다.
차분하게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으면서, "엄마가 가고 싶다면서 내가 엄마를 쫓아낸다고 비난하잖아요. 과거에는 그런 말을들으면 기분이 처참해졌는데 이젠 그러지 않을 거예요. 제가 그런게 아니니까요. 엄마의 그런 행동에는 대응이 따른다는 걸 엄마는 깨닫지 못하시는 거 같아요." - P413

레베키는 개수대 밑에서 바비큐 라이터를 꺼내 배낭에 집어넣는 자신을 지켜보았다. 속옷 서랍에서 엄마로부터 온 오래된엽서들을 조용히 꺼내는 자신을 지켜보았다. 부엌에서 엽서를반으로 찢었다. 엽서를 찢을 때 레베카에게서 조용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찢은 엽서를 배낭에 넣었다. 그러고는 데이비드를 위해 산 셔츠를 가방에 집어넣고, 그 광고가 들어 있던 잠지도 넣었다. 그리고 담배 라이터를 외투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복도를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오는데 머릿속에서 아까 들은말이 되풀이되었다.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 권리가 있다. 권리가 있다. 권리가 있다.
체포되어도 좋으리라. 그들이 그렇게 말해준다면. - P448

올리브는 이틀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시 썼다. "내 아들도 날 미워해요."
한 시간 후 답장이 왔다. "그래서 죽도록 괴롭소? 난 죽도록괴로워요, 딸이 날 미워해서. 하지만 나도 그게 내 잘못이라는건 알아요."
올리브는 당장 답장을 썼다. "나도 죽도록 괴로워요. 죽음보다더, 분명 내 잘못일 텐데, 난 이해를 못하겠어요. 같은 일도 아이가 기억하는 것하고 내가 기억하는 게 달라요. 아들은 아서라는정신과 의사를 만나는데, 내생각엔 아서가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것 같아요." 그리고 오랫동안 가만히 있다가 ‘보내기‘
를 누르곤 바로 다시 썼다. "추신. 하지만 분명 내잘못이기도할 거예요. 내가 절대로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헨리가 말한 적이있는데, 어쩌면 헨리 말이 맞을 거예요."  - P479

너무 슬퍼서 올리브는 눈을 감았다.
젊은 사람들은 모르지. 이 남자의 곁에 누우며, 그의 손을 팔을 어깨에 느끼며 올리브는 생각했다. 오, 젊은 사람들은 정말로모른다. 그들은 이 커다랗고 늙고 주름진 몸뚱이들이 젊고 탱탱한 그들의 몸만큼이나 사랑을 갈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내차례가 돌아올 타르트 접시처럼 사랑을 경솔하게 내던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모른다. 아니, 사랑이 눈앞에 있다면 당신은 선택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그녀의 타르트 접시는 헨리의선량함으로 가득했고 그것이 부담스러워 올리브가 가끔 부스러기를 털어냈다면, 그건 그녀가 알아야 할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알지 못하는 새 하루하루를 낭비했다는 것을. - P483

그녀는 눈을 감았다. 지친 그녀는 파도를 느꼈다. 감사의, 그리고 회한의 파도를 그리고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햇살 좋은 이방을 햇살이 어루만진 벽을 바깥의 베이베리를 그것이 그녀를힘들게 했다. 세상이 그러나 올리브는 아직 세상을 등지고 싶지않았다. -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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