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교와 과학이 함께 있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불편합니다. 과학 혁명과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종교와 과학은 각각 서로다른 영토를 지배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성직자와 과학자는 다른땅을 다스리는 두 영주이고, 이 둘은 늘 긴장과 갈등 관계를 가지고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니 종교와 과학을 하나로 품으려는 시도는상당히 무모하게 여겨집니다. 그런데 우리가 무모하다고 느끼는 이러한 시도, 즉 그리스도 안에서 종교와 과학을 함께 포용하려는 시도는 서구 기독교의 오랜 전통이었고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 - P64
서구 문명의 지성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서구 지성인들의 거점은 대학과 수도원이었습니다. 게다가 유럽의 대학은 원래 성직자와 교회 관련 직무를 수행할 사람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기독교 성직자들이 지식의 중심에 있었던 거죠. 13세기 이슬람세계를 통해서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이 (아리스토텔레스의 것이었죠.)중세 유럽으로 들어왔을 때, 이를 가장 먼저 접한 사람들도 성직자였습니다. 이들이 종교적 지식은 물론이고, 철학, 수학, 수사학, 공학등 그야말로 ‘모든 지식의 보존과 재생산 그리고 전달을 담당했습니다. ‘신에 관한 탐구‘와 ‘자연에 대한 탐구‘는 이들의 활동 영역에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오늘날 자연 과학(science)에 해당하는 자연 탐구는 당시 ‘자연 철학(natural philosophy)‘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죠. 중세 지성인들에게 자연 탐구는 기독교 신앙과 분리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 P65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과학 혁명과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점차 바뀝니다. 18세기 후반 science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19세기 후반에는 이 분야의 작업을 전담하는 새로운 지식 계급이 등장해 ‘과학자(scientist)‘라고 불리기 시작합니다. ‘과학자‘ 집단이 등장하고 이들이 자연 탐구, 즉 과학을 전담하게 되면서 종교인들은 더이상 모든 지적 작업을 독점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자연은 일정한법칙을 따르는 자율적인 물질 세계라는 기계론적 세계관과 진화론의 등장은 전통적인 기독교의 가르침을 반박하고 도전하는 결과를가져왔지요. 이후 자연 과학의 발전과 기술의 진보에 따라, 과학과이를 응용하고 적용한 기술의 효율적 결과가 잘 확인되면서, 종교의영역은 축소되고 영향력은 약화됩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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