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관의 역사적 변화를 살펴보기 전에 그저 시간의 흐름만으로 달력을 넘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은 늙어서 결국 죽음을 맞고, 새로운 세대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그렇다면 인간 행동의 어떤 세속적인 역사적 혹은 장기적 맥락의) 변화지, 세 가지 이유에서 비롯될 수 있다." 첫째, 변화의 경향은 시대 효과(period effect) 때문에 발생한 것일 수 있다. 시대, 시대 정신, 국가적인 풍조가 변함에 따라 사회라는 배들이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하는 것이다. 둘째, 연령 효과(age effect, 혹은 생애 주기 효과(life cycle effect)라고 한다.)가 원인일 수 있다. 가냘프게 울던 갓난아기가 징징대는 학창 시절을 지나 한숨짓는 연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 배 나온 판사가 되는 동안 사람은 변하게 마련이다. 한 나라의 출생률은 상승하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연령대에 도달하면 사람들이 특정 가치관을 가지게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청년, 중년, 노년의 인구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집단의 평균은 자연스럽게 변한다. 마지막으로, 변화의 경향은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 혹은 세대 효과 (generation effect)라고도 한다.) 탓일 수 있다. 사람들이 출생한 시대는 그들에게 평생 품고 갈 특성을 새겨 넣는다. 한 세대가 퇴장하고 다른 세대가 입장함에 따라 모집단의 평균값에는 집단 구성(코호트)의 변화가 반영된다. 연령, 시기, 코호트의 효과를 완벽하게 분리하기란 불가능하다. 한 시대에서 다음 시대로 넘어가면 각 집단도 나이가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시대에 걸쳐 어떤 모집단 안에 나타나는 특성을 측정하고, 각각의 시대에 각기 다른 코호트에 나타나는 데이터를 추출해 낼 수 있으면 세 종류의 변화를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 P346

하지만 해방적 가치의 단일 예측 인자 가운데 가장 정확한 것은, 1인당 교육 수준(성인의 문해율과 고등학교 및 대학교 입학자 수), 정보 접근성 (전화, 컴퓨터, 인터넷 사용자 수), 과학 기술 생산성(연구자, 특허, 학술지 게재 논문 수), 제도의 투명성(법치, 규제의 질, 경제 개방 수준)을 조합한 세계 은행의 지식 지수(Knowledge Index)일 것이다." 벨첼은 지식 지수가 각국의 해방적 가치 지수 편차의 70퍼센트를 설명하고, 따라서 GDP보다 훨씬 정확한 예측 인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통계 결과는 계몽주의의 중요한 통찰, 즉 지식과 좋은 제도가 도덕적 진보로 이어진다는 생각의 정당성을 입증해 준다. - P351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지적 수행 능력이 최근 수십 년간의 환경 개선으로 인해 향상되었을까? 놀랍게도, 가장 가파른 향상세를 보인 것은 학교에서 직접 가르쳐 주는 일반 지식, 산술 능력, 어휘력 같은 구체적인 능력이 아니었다. 가장 가파르게 향상된 것은 유사성 문제(시간과 해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유추 문제(새의 알에 해당하는 것은 나무의 무엇인가?), 도형 과제(피시험자가 규칙에 따라 배치된 일련의 복잡한 기하학적 도형을 보고 다음에 위치할 도형을 고르는 것)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추상적이고 유동적인 종류의 지능이었다. 그다음으로 가장 크게 향상된 것은 분석적 사고 능력이었다. 다시 말해서, 추상적인 범주들로 개념을 분류하고(시간과 해는 ‘시간 단위‘이다), 대상을 하나의 전체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정신적 분석을통해 각 부분과 부분들의 관계로 파악하고, 일상적 경험은 옆으로 제쳐 둔 채 특정한 규칙에 따라 규정된 가상의 세계 속에 자기 자신을 놓고서 그 규칙의 논리적 함의를 탐구하는 능력이었다. (X라는 나라에서는 모든 사물을 플라스틱으로 만든다고 가정하자. 오븐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을까?) " 분석적 사고 능력은 교사가 수업 중에 그것을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커리큘럼이 학생들에게 기계적인 암기 능력이 아니라 이해와 추론 능력을 요구하기만 한다면(이것은 20세기 초부터 수십 년 동안 계속된 교육 경향이다.), 정규 교육을 통해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 학교 밖에서는 시각적 상징(지하철 노선도, 디지털 화면), 분석적 도구(스프레드시트, 재고 보고서), 일상 언어에 스며든 학문적 개념(수요와 공급, 평균, 인권, 윈윈(win-win), 상관 관계 대 인과 관계, 긍정 오류)등이 넘쳐나는 현대 문화가 분석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킨다. -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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