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적 지점에 시간 속의 이 정확한 순간에 자리잡고 있다. 나는 이 지점이 결정적이지 않은 것을 허락할수 없다.

야금야금 나눠 먹고 있는 책, 지상의 양식의 한 구절입니다. 이 말은 즉, 저는 현재 강남역 어느 세미나실에서 2012년 11월 7일 저녁 7시 30분이라는 순간을 삽니다. 이 순간 속에 있는 게 저고요. 만약 여기에서 마다가스카르나 그랜드 캐니언을 꿈꾼다는 건 내가 서 있는 이 공간에 대한 무시입니다. 이 지점이 결정적이지 않은 것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현재가 나한테 결정적이지 않은 것을 허락할 수 없다는것이죠. 앙드레 지드는 결국 삶은 ‘현재 순간들의 지속적인 일어남‘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매 순간 그대는 신을 송두리째 가질 수 있음을 잊지 말라‘고 못을 박죠. 매 순간 신은 바로 여기에 있고 전부 내차지가 될 수 있습니다. 앙드레 지드가 말한 ‘그대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아라‘만 실천한다면요.
그가 지상의 양식」에서 말한 순간에 대한 현재에 대한 다른 이야기도 들어볼까요?

- 나는 나의 모든 재산을 내 몸속에 지녔다.
- 결코 미래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다.
- 우리는 순간에 찍히는 사진과 같은 생을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 우리 생각순간은 본질적으로 다른 것과 바뀔 수 없다.
- 때로는 오직 그 순간에만 마음을 쏟아야 한다.

사르트르의 이야기도 한마디 더 들어보죠.

인생은 잘 짜인 이야기보다는 그 하나하나가 관능적인 기쁨인, 내일없는 작은 조각들의 광채다.
ㅡ 사르트르 카뮈의 『이방인』에 대한 비평문 중에서 - P142

판사증후군, 대학증후군, 이 이야기는 우리 생각 저변에 ‘아, 저 학교간 사람은 다 똑똑해, 의사가 된 사람은 다 존경할만해‘라는 식의 생각이 깔려 있다는 거죠. 이런 단순 도식이 있을 수 있나요? 아니 인생이 이렇게 단순한가요? 인생은, 사람은 절대 단순하지 않아요. 판사 중에후진 판사는 정말 후져요. 의사 중에 무식한 의사도 많고요. 뉴스 사회면에 나오지 않습니까? 자신이 돈을 벌어다 주는데 아내가 집 열쇠, 차열쇠, 병원 열쇠 가져오지 않았다고 아내를 때리는 의사 이야기요. 이건 무식한 사람이잖아요. 법조계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살펴보세요. 떡검, 개인사찰 등의 뉴스 기사가 많습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이 정상적이고 올바른 사람들이 하는 걸까요? 이런 검사 판사보다 평범한 직업이라도 열심히,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이 훨씬 멋진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멋지고 말고의 문제는 직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도이 정도는 다 알고 있어요.
제가 하고 있는 광고 일, 저 역시 사기꾼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잘‘ 하면 되는 겁니다. 의사도 판사도 아니고 사기꾼 소리나 듣는데 그냥 먹고살 정도로만 대충 해야지, 이런 수동적인 생각으로 일하고 싶지 않아요. 난 이 일을 가장 멋지게 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바깥의 권위에 의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 P155

이런 것들이 왜 동의가 되어야 하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완벽하게 불완전한 사람들인데요. 문턱증후군 때문에 문턱을 넘은 일부 사람들은 완전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믿지 마세요. 회장님이 전지전능하지 않아요. 물론 존경스러울 수도 있지만 모든 말이 옳고, 실수는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에요. 판사도, 의사도, 서울대생도, 회장도 나보다 낫지만 또 한편 나보다 못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 P157

여러분도 동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죠.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 P163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강자한테 당당하게 고개 들고 약자한테 푹 숙이세요. 예전 故 노무현대통령 사진 중에 신문사 사주들을 만났을 때 눈을 보면서 악수하고, 농민을 만나 인사할 때는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있었어요. 저는 그런삶의 태도가 제대로 사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영국기행』에는 이런 구절도 나옵니다.

영국인들은 외부의 법규는 모름지기 개인 내부의 입법자에게 비준을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바깥에 있는 권위는 내 안의 입법자로부터 비준을 받아야 합니다. 비준을 받지 않은 채 무조건 따라서는안 되죠. - P174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의지와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만 놓고 미래를 기다립니다. 치고 들어오는 날줄의 모양새는 생각도 안 하고 말입니다. 이 씨줄과 날줄의비유는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인 이 책에 나온 ‘인생을 내 마음대로 계획하기에는 시대라는 날줄이 너무나 험했다‘라는 문장을 읽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P219

그러니까 요즘처럼 날줄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절에는 이런 삶의태도가 절실합니다.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씨앗, 그렇게 시작해보거라‘라는 고은 시인의 시처럼 살아야 합니다. 땅버들 씨앗도 자기가 닿으면 좋을 장소가 있었을 겁니다. 양지바르고, 촉촉한 땅 위에 닿고 싶었겠죠. 하지만 바람에 흔들리고 물살에 떠밀려미처 다 가지 못하고 나뭇가지가 마구 엉켜 있는 바위 틈에 툭 하고 닿아버린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땅버들 씨앗이 원하던 곳으로 다시 갈수 있습니까? 아니지요. 땅버들 씨앗은 묵묵히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릴겁니다. 우리도 그렇게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P221

영화평론가 이동진 씨는 자신의 책 『밤은 책이다」에서 "하루하루는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건 말 그대로 지혜입니다. 맞습니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고, 인생은 되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의 결과가 인생이되는 겁니다. 꿈꾸지 말라고 해서, 날줄이 험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놀고 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간중간 말씀드렸듯 무엇이 본질적인 것인지, 고전이 왜 중요한지, 발견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며 지혜롭게 하루하루를 쌓아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다가 돌아보면 펼쳐져 있는 게 인생이지,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허술하게 보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 P226

‘해방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 그 자리를 해방의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것‘
여기에서 ‘해방‘을 ‘행복‘으로 바꿔보세요. 행복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아니라 내가 선이 자리를 행복의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여러분이 되길바랍니다.
묵묵히 자기를 존중하면서, 클래식을 궁금해 하면서, 본질을 추구하고 권위에 도전하고, 현재를 가치 있게 여기고, 깊이 봐가면서, 지혜롭게 소통하면서 각자의 전인미답의 길을 가자.
이게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었던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모든것이었습니다. 마음이 움직이셨나요? 그렇다면 이제 자신을 믿고 씩씩하게 또 행복하게 자신의 인생 길을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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