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시인의 첫사랑입니다.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 옷도
아, 꿈같던 그때
이 세상전부 같던 사랑도
다 날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 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열렸으면
그러나 자주 찾지 않는
시골의 낡은 찻집처럼
사랑은 낡아가고 시들어만 가네

이보게 잊지는 말게나
산중의 진달래꽃은
해마다 새로 핀다네
거기 가보게나
삶에 지친 다리를 이끌고
그 꽃을 보러 깊은 산중 거기 가보게나
놀랄걸세
첫사랑 그 여자옷 빛깔 같은
그 꽃 빛에 놀랄 걸세
그렇다네
인생은, 사랑은 시든 게 아니라네
다만 우린 놀라움을 잊었네
우린 사랑을 잃었을 뿐이네 - P71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전 세계인을 감동시키는 위대한 문학이나 미술, 음악 등 예술작품들은 본질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한테만 좋은 것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좋은 것이 아닌, 전 세계 다수의 인간이라는 종이 느끼는 근본적인 무엇을 건드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이 바로 그렇습니다. 고전의 성격을 아주 잘 이해했어요. 누군가는 좋고 누군가는 싫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좋아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고전입니다. 세월을 이겨내고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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