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도 있었지만 여학생도 있었다. 여학생의 깨끗한 운동화와 흰 목양말과 건강한 종아리가 눈부셨다.
그 나라에도 물론 도시에는 학교도 있고, 스쿨버스까지 다니고 있는 걸 보았지만, 두 다리 외의 교통수단이 없는 고지의 농촌에서 그런 대처의 학교까지 가려면 젊은 건각으로도 두세시간은 보통이라고 한다. 남존여비가 더 많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저개발국에서 아들도 아닌 딸을 저 정도로 가꾸어 학교에 보내려면 본인의 각오도 비상해야겠지만 그 어머니의 노고는 도대체 얼마만한 것일까. 그건 엄마들이 딸에게도 꿈을가지기 시작했다는 생생한 증거였다. 나는 엄마들이 아들에게거는 기대는 한 집안의 이익과 노후대책을 바라는 지극히 이기적인 것인 데 비해 딸에게는 이 세상을 바꾸기를 바라는 더 원대한 꿈을 건다고 믿고 있다. 내 어머니가 척박한 환경에서도 딸에게 최고의 교육을 시키면서 귀 따갑게 하신 말씀이 ‘너는 나 같은 세상 살지 마라‘였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세상을 바꾸라는 비원이 아니고 무엇이랴. -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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