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무엇인가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유연성이라는 것이다.
나는 특이점 해소에 도달할 때까지 두 번이나 본격적으로 달려들었으며 두 번 다 실패했지만, 그때마다 구태여 문제에 집착하지 않았던 것이 결과적으로 현명했다고 생각한다. 해결 방법이 차단되면 장기에서 흔히 말하는 훈수 초단(訓手初段) 식으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데까지 물러섰다. 그리고 아이디어와 이름의 준비가 스스로 성숙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만일 벽에 부딪쳤을 때 계속 문제에 집착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나는 꼼짝하지 않는 그 벽에 억눌려서 틀림없이 숨도 못 쉬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유연하게 처신한 것은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유연한 자세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성장해 가는 아이는 아주 귀여울 때가 있는가 하면 한없이 얄미울 때도 있다. 그러나 얄밉다고 해서 부모가 아이와 이별할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은가? 벽에 부딪쳤을 때 내가 그랬듯이 한 발 거리를 두고 아이를 지켜 보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창조라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다고 전에도 말했지만, 이점에서도 양자가 비슷하다. - P172

둘째는, 욕망이 창조에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내부에서 생긴 것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기 자신의 욕망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은 사회 풍조라든가,
유행이라든가, 혹은 매스컴이 제공하는 정보라든가 하는 것으로 형성된 경우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 P173

셋째는, 창조는 실제 만들어 보아야 비로소 가치가 생긴다는것이다. 프랭클린의 말을 되풀이하게 되는데, 그는 어떤 것이든 창조되고 나서야 비로소 의미가 생기고 스스로 걷기 시작한다고했다.
이미 말했듯이 특이점 해소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거의 그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내가 직접적으로 "쓸모없다."는 말을 들은 일도 있다.
그러나 이 정리가 만들어지자 이것으로부터 여러 가지 응용이론이 생겨났다. 나 자신이 발표한 응용도 있지만 계속해서 훌륭한 응용을 생각해 낸 사람은 다름아닌 그로센딕이다. 나의 특이점 해소 이론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가, 이 정리가 생기기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롭고 참신한 응용이론을 잇따라 발표하였던 것이다.
내가 창조한 정리가 스스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심으로나는 프랭클린이 한 말의 참뜻을 맛보고 있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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