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지에 가면 물이나 음식이 잘 맞지 않아 갑자기 설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 필수품으로 사람들은 대개 지사제나 항생제를 챙기는데, 설사의 원인이 세균인지 바이러스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항생제를 먹는것은 좋지 않다. 더욱이 일부 항생제는 장내 세균 균형을 파괴해 유익한세균도 죽이기 때문에 설사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고 지사제는 유아나 어린이에게 쓰기에는 효과에 비해 위험성이 크다. 지사제를 먹으면 창자운동이 억제되어 체내 탈수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배변이 줄어든다. 그러면 우리 몸은 탈수 증상을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설사 치료가 지연될 수 있으며 창자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창자내 세균을 없애지 못해 해로울 수 있다. - P62
먼저 술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보자. 우리가약을 먹으면 소화관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된 뒤, 여러 장기에 영향을주기도 하지만, 간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신장을 통해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도 한다. 한편 술은 우리 몸으로 들어오면 90% 이상이 간에 존재하는 알코올 분해 효소ADH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 acetaldehyde가되는데, 이때 보조인자NAD의 도움을 받는다. 계속해서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히드 분해 효소ALDH의 작용으로 아세트산acetic acid으로 분해된다. 우리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뇌에 영향을 줘 기분이 좋아지고 취하게 만들며, 대사된 아세트알데히드는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 얼굴과 목, 온몸이 빨개진다. 유전적으로 동양인의 50%는 알데히드 분해 효소가 부족하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아세트알데히드가 혈액에 축적되어 얼굴에 홍조를 띠는 알코올 플러시 반응Alcohol Flush Reaction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은 알코올 분해 효소에 의해 천천히 분해되지만 생성된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히드 분해 효소에 의해 빠르게 대사된다. 이 때문에 술을 마신 뒤에 혈액 내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는 알코올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유지된다. 술 깨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 알코올 분해 효소 또는 보조인자를 조절하는 등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 P65
2003년에 학술지 <알코올Alcohol>에 숙취의 원인에 관한 주목할 만한 학설이 발표되었다. 과음으로 인해 면역 항상성에 이상이 생기면서 숙취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우리 몸은 외부에서 이물질이 들어오면 면역 세포가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단백질을 분비해 이물질의 침입에 대항하도록 한다. 하지만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되면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데, 이를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한다. 과음을하면 혈액에서 사이토카인이 많이 분비되고, 이럴 때 나타나는 증상과 숙취일 때 나타나는 증상이 비슷해서 과음에 따른 사이토카인 증가가 숙취의 원인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P67
또한 금주령은 술과 관련된 범죄를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주류 밀매를 둘러싼 범죄를 유발했다. 영화 <대부Godfather>와 <로우리스Lawless>는 미국 금주령 시대의 사회상을 잘 묘사하고 있다. 시카고의 갱단 알카포네는 맥주 밀매로 1927년부터 당시 화폐가치로 매년 6000만 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였다. 맥주 밀매가 천문학적인 이득을 가져다주는 통로가 되자 이를 둘러싼 갱단 간의 갈등이 심해져 알 카포네가 아일랜드 갱단 7명을 사살한, 발렌타인데이 학살로 불리는 끔찍한 사건이터지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1929년 말에 불어닥친 경제공황으로 인해 주류세를 걷어 정부 재원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금주령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었다. 1932년 미국 대선에서 금주령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주령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 P71
중세 스위스의 화학자이자 의학도인 파라셀수스는 역사상 처음으로 ‘약과 독의 양면성‘에 관해 정의를 내렸다. "자연계의 모든 물질은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또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의 생각은 자연을 관찰하고 실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P77
파라셀수스가 "용량이 늘어나면 약이 독으로 변한다"고 주장한 것은 현재까지인류가 접해온 모든 약, 즉 약초 뿐 아니라 동물, 광물, 곰팡이에서 추출한 약, 화학적으로 합성한 약과 바이오 약에 적용된다. 치료에 필요한 약이라도 너무많이 먹거나 복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몸의 다른 기관에 부작용이나타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 P78
탈리도마이드 사건은 오늘날 의약품 허가 심사 제도의 기틀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었다. 1962년 미국 의회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 허가와 감시 체계를 강화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그 내용은 이러했다. 첫 번째로 제약 회사는 신약이 안전하고 유효한지를 반드시 임상 시험을 거쳐확인한 뒤 FDA에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FDA는 심사를 거쳐 허가를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료 심사 기간도 60일에서 180일로 늘렸는데, 이는 조급하게 시판허가를 내주던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었다. 두 번째로 신약뿐 아니라 기존 의약품 관리에 대한 FDA 권한이 강화되었다. 이로써 1938~62년에 시판된 모든 약의 유효성을 다시 평가한 결과, 전체 약 가운데 40%가 효능이 없다고 판명되었고, 600여 개의 약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세번째로 FDA는 약의 겉포장에 부작용을 표시하게 하고 처방 약의 광고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제약 회사는 약과 관련된 부작용 기록을 보관하고 신속하게 FDA에 보고해야 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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