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마을은 메아리로 가득 차 있어. 담벼락 사이나 돌무더기 틈에 오랫동안 갇혀 있던, 그런 메아리 말이지. 이렇게 걷다 보면, 땅을 밟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발소리를 밟는 듯한 느낌이 들 거야. 웃음소리도 그래 어떤 때는그 소리가 킥킥대는 웃음소리처럼 들리다가 어떤 때는 마치 웃다가 지쳐버린 웃음소리처럼 들리거든. 물론 나는 그런 소리들이 언젠가는 잠잠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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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마을은 메아리로 가득 차 있어. 이제 나는 깜짝깜짝 놀라지도 않아. 지금 내 귀에는 개 짖는 소리가 들리지만, 그저 들리나 보다 하고 말지. 자네 눈에는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겠지만, 바람이 불면 내 귀에는 나뭇잎을 쓸어가는 소리가 들려 예전에는 이곳에 나무가 서 있었겠지.
그런데 기분이 언짢을 때도 없진 않아. 특히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을 때가 그래, 또렷하면서, 동시에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나오는 듯한 말소리가 답답하게 느껴지거든.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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