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의 장면들은 우리에게 메타인지 방식을 한 번 더 상기시켜준다. "너 그것도 몰라?" 하고 누군가 핀잔을 줄 때에도 헤르미온느는 주눅들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알아? 머글 집안에서 자랐는데!"라고 받아친다. "나는 다른 건 잘 알지만 이건 잘 모른다"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그러니 네가 나에게 좀 설명해줘"라고 요청하는 것이 메타인지 학습이다. 먼저 판단을 내린 뒤 (모니터링)더 배우고 싶다고 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메타인지가 작동하려면 헤르미온느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모르는 상태라는 것을 편하고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 P150

 이렇게 겸손하게 말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했다고 하면, 성공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가 될 수 있어서다. 겸손의 말이 ‘스포트라이트를 나누어 비춰주는‘ 일종의 배려 양식이라고 소개한 연구도 있다. 겸손의 말 속에는 ‘이번엔 내가 운이 좋았지만 다음 번엔 너도 운이 좋을 거야‘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고배를 마신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중 하나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겸손의 말은 우리로 하여금 가면을 쓰게 하기도 한다. "이게 다 운이 좋아서"라고 얘기하게 되면, 우리가 지금껏 실수와 실패를 통해 쌓아온 과거의 노력은 몽땅 잊어버리고 사후과잉확신편향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가면을 쓰는 사람들은 성공한 사실을 ‘착오‘라고 믿게 되고 ‘나는 이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폄훼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임포스터이즘에 빠지지 않으면서 겸손함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 P168

연구자들은 두 가지 겸손에 대해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겸손해졌을 때를 떠올려보게 한 후 ‘겸손한 마음‘ 하면 연상되는 감정과 단어, 행동을 모두 적게 했다. 참가자들이 적어낸내용에는 긍정어와 부정어가 다 담겨 있었다. 긍정적 연상에는 축하, 감사, 자부심, 명성 등의 단어들이, 부정적 연상에는 자기 평가,
타인으로부터 숨기는 것, 수치심, 순종,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음을 숨기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진은 전자의 겸손을 ‘감사하는 겸손‘ 후자의 겸손을 ‘자기비하적 겸손‘이라고 이름 붙였다. 2009년도에 버락 오바마BarackObama 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을 때, 그가 발표했던 소감문에는 두가지 겸손이 잘 드러나 있다.
"수상의 영예에 깊이 감사드리며 겸손한 마음으로 이 상을 받아들겠습니다(감사하는 겸손). 슈바이처, 킹, 마셜, 만델라 같은 전 수상자들에 비하면 제가 이룬 업적은 너무나 미미합니다(자기비하적 겸손)"
감사하는 겸손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어 있다. 누군가가 나의 어떤 면을 칭찬했을 때 "고마워요"라고 답할 수 있으려면 남이 칭찬한 그 면을 자기 자신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겸손은 메타인지와도 연결된다. 메타인지도 나 자신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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