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맑게 갠 계곡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나는 막다른 길로 들어가 진입로에 차를 세웠다.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앤이 양팔로 잭을 안고 햇살 아래 서 있었다. 앤의 얼굴은 밤새 한숨도 못 잔 표정이었다. 그러나 앤은 화를 내지 않았다. 언성을 높이지도 않았다. 아니, 사실,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앤은 그저 나에게 지친 미소만, 지친 어깻짓만 해보였을 뿐이다. 그 미소, 그 어깻짓은 이렇게 말했다.
‘다 이해해. 다 이해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러다가 잭이 나를 보고 양팔을 흔들었다.
"아빠, 아빠."
잭이 나를 부르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끝> - P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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