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통치약을 알고 있지. 바로 소금물이야."
내가 물었다. "소금물?"
"응." 그가 말했다.
"바로 땀, 눈물, 그리고 바다."
- 이자크 디네센 - P141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 자신이 입은 상처 때문에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상처 덕분에 자기 자신과 타인, 세상을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치유할 수 있다. 시작은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는 것이다. 다른 누구를 기다리거나 기대하지말고 내가 먼저 스스로를 보듬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려운 시절에 만난 붓다의 이 문구는 두고두고 위로가 되었다.
"영원한 피난처를 찾지 말고 스스로를 의지하라." - P173

그렇지만 우리는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거나 짜증이 난다"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한다. 이러한 표현밑에 가라앉은 감정의 실체는 불안, 두려움, 자기비하, 지루함, 적대감, 죄책감, 고단함, 좌절 등이다. 스트레스라고 말할 때 분노한 것일 수도 있지만 불안하거나 겁먹은 것일 수도 혹은 지루한 것일 수도 있다. "짜증나!"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자기비하나 적대감, 죄책감, 고단함, 좌절 등에 타격받은 것일 수 있다. 이 지점을 찾아내 어휘로 정확하게 표현해야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 P178

자신을 분노하게 만드는 요인을 인지해서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노를 슬픔으로밖에 나타낼 수없는 마음, 그러다 결국 무기력해지고 마는 마음을 헤아리는 인간으로서의 품위가 더 절실하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모욕에 대한 감성(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이 부족하다.
모욕이야말로 분노와 적개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심지어 허물없이 모욕을 주고받는 행위가 친밀함의 표시라는 착각에 빠진 이들도 적지 않다. 절대 그럴 수 없다. 사회적 관계뿐 아니라 부부, 부모-자식, 고부 간 등 대부분 갈등의 원인도 알고 보면 모욕에 있다. "모욕을 느꼈습니다."라고 표현하면 "뭐 그 정도를 모욕이라고 느끼느냐", "자존감이 너무 낮은 거 아니냐.", "혼자 유별나다." 등 2차가해를 날리면서 너의 잘못, 너의 부족, 너의 탓으로 돌리는 시선이 팽배하다.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쉽기 때문이다. 늘 쉬운 방법만 택하는 이들에 둘러싸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마음을 가졌다면 기꺼이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방식을 추천한다.

"삶이 이대로라면 복수할 수밖에." - P190

마음의 눈이 저만 쳐다보고 있어서 다양한 삶과 인간군상을 간접경험하고 깨치지 못하면 지능지수 IQ와 관계없이 감성지수EQ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렁에 빠졌을 때 위에서 잡아 올리는 힘과 아래에서 끌어내리는 힘, 어느 쪽이 셀까. ‘잘난체‘라는 수렁에 빠져 타인의 감정을 끌어내리는 이의 손을 잡지 말라. 특히 예민한 사람은 방어하는 데 지나치게 기운이 빠져서 본인도 수렁에 빠지고 만다. 무시하고 그 수렁을 폴짝 뛰어넘자. 이때의 ‘무시하다‘는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다가 아니라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하다‘이다.
그의 잘난 체를 알아주지 말자.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믿는 그의 곁을 무심하게 지나치라. - P198

분노나 불안이 감정을 압도할 때 거대한 자연이나 위대한 예술을 찾아 그 안에 깃들이면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아주 오래 산, 나무와 돌, 우주의 별을 바라보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어깨를 토닥이는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 앞에 자신의 분노나 걱정거리 등을 내려놓으면 사소하게 만들어 날려버릴 수 있는 힘을 준다. 관점이 자신보다 더 크고 높은 것으로 이동함으로써 생각의 그릇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내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은 내가 처음 겪는 것도 아니고 나혼자 겪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묵묵하고 담담하며 고요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 P208

더불어 예술의 힘에 대해서는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했던 이 말이 크게 와닿았기에 그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문화예술 작품을 자주 접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다른 사람을이해할 수 있는 눈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지 예술에 의해서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외부에서 벗어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이 우주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물론 그들의 우주는 우리 것과는 다르고, 그 풍경은 달의 풍경만큼이나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로 있었던 것이다. 예술 때문에 자신만의 세계를 보는 대신, 우리는 세계가 다양하다는 사실, 그리고 독창적인 예술가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세계들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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