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레스

내가 앉아 있는 곳에서는 아서 레스의 이야기가 그리 나쁘지 않다.
레스를 보면, 호텔 로비의 둥근 플러시 천 소파에 앉아 파란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고 윤이 나는 한쪽 구두가 발꿈치에서 떨어져 달랑거리도록 다리를 꼬고 있다. 청년의 자세, 사실 날씬한 그림자는 아직 젊은 시절과 같지만 거의 쉰 살이 된 그는 공원에 있는 청동상, 그러니까운 좋게도 초등학생들이 반들반들하게 닦아놓은 한쪽 무릎을 빼면 나무 색깔에 필적할 만큼 아름답게 색이 바랜 그런 청동상 같다. 그렇듯 아서 레스는 한때 젊음으로 분홍색 황금색이었던 그는 자신이 앉아있는 소파처럼 색이 흐려져 한 손가락으로 무릎을 톡톡 두드리며 괘종시계만 빤히 보고 있다. 1년 내내 햇볕에 탄 길고 도도한 코(이곳은 뉴욕의 흐린 10월인데 말이다). 정수리 쪽은 너무 길고 양옆은 너무 짧은 빛바랜 금발-그의 할아버지 초상화, 그와 똑같은 눈물을 머금은 푸른 눈, 귀를 기울이면 그가 문제의 괘종시계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가운데 초조함이 째깍, 째깍, 째깍 흘러가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른다. 불행히도 문제의 시계는 째깍거리지 않고 있다. 15년 전에 멈췄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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