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날 아침에 맞추기 위해 오사카의 오카요네 가발점에 주문해 둔 가발이 완성되어 배달되었으므로 사치코는 잠깐 써보고 그대로 도코노마에 놓아 두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에쓰코가 금방 가발을 발견하고, 언니 머리는 정말 작구나하면서 써보고는 일부러 부엌으로 가지고 가 보여 주며 식모들을 웃겼다. 혼례식이 끝나고 갈아입을 의상은 고즈치야에 부탁해 놓았는데 그것도 완성되어 그날 배달되었다. 유키코는 그런 것을 보고도 이게 혼례의상이 아니라면, 하고 중얼거리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옛날 사치코가 데이노스케에게 시집갈 때도 전혀 즐거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고, 동생들이 물어봐도 기쁘지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면서,
오늘도 옷을 고르느라 날이 저무누나
시집가는 몸의 공연한 서글픔이여
하는 노래를 써서 보여준적이 있었는데, 사치코는 뜻밖에 그 일이 떠올랐다. 결국 설사는 그날도 멈추지 않았고, 기차에 오르고 나서도 여전히 계속되었다. - P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