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장에서는 선생님이 가장 일찍 일어난다. 날이 새고 얼마 있다 잠이 깬 나는, 좁은 침대에 누운 채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선생님 기척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머리맡에 둔 손목시계를 들고 어둠 속에서 시간을 본다. 5시 5분이다. - P9

나는 잠자코 불을 보고 있었다. 장작과 장작 사이에 약간의 틈을 주고 늘어놓으면 그 틈새로 신나게 불길이 솟구친다. 사이를 떼어놓으면 그 순간 불길이 약해지고 빨갛던 장작이 하얀 연기를 내면서 까매진다. 장작을 가까이 갖다붙이면 다시 불꽃이 일어난다. 불꽃은 장작과 장작 사이에서 태어나는 덧없는 생물 같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은 불타는 장작 소리만 이따금 튈 뿐, 빗소리도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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