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제3세계 국가들이 겪고 있는 식량위기도 늘 그랬듯 정부의 부패, 비효율성, 간섭에 그 책임을 돌려서는 안된다. 반대로 식량위기는 농업의 글로벌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2008년 10월 23일, AP통신은 다른 누구도 아닌 빌클린턴이 ‘세계 식량의 날‘ 식량위기를 주제로 한 유엔 연설에서 이를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다. 연설 제목은 직설적이었다. ‘우리가 망가뜨렸다. 세계 식량을‘ (We Blew It. On GlobalFood) 연설의 요지는 오늘날의 세계 식량위기가 "대통령 시절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망가뜨린 결과임을 인정한 것이었다. 식량을, 세계의 가난한 이들이 지닌 권리가 아닌 상품의로 취급하도록 허용한 ‘우리‘는 바로 서구사회다. 클린턴은 개별 국가나 정부가 아니라 서구의 장기적인 세계 정치에 그 잘못이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서구 정치는 미국과 유럽연합이주도했고, 오랜 세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IMF을 비롯한국제기관이 이를 앞장서 실천했다. 서구 정치는 아프리카와아시아 국가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여 비료와 개량종자를 비롯한 농업투자 보조금을 삭감하게 했고, 이로써 선진국 농산물이 수출될 길이 활짝 열렸다. 기계농법으로 대량생산된 수입 곡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제3세계 국가의 자급자족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망가졌다. 이런 ‘구조조정‘ 결과, 지역 농업은 글로벌 경제통합되었다. 수입농산물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한 농부는 땅을 버리고 도시로 흘러들었고, 빈민으로 전락, 노동력을 착취하는 공장에서 일하며 근근이 연명할 수밖에 없었다. - P54
콩고의 참상은 도대체 왜 무시되었을까? 2001년 유엔은 콩고 천연자원의 불법개발 문제를 조사했고, 그 결과 전쟁의 주된 원인이 다섯 개 주요 광물자원(콜탄, 코발트, 구리, 금, 다이아몬드)을 누가 차지하고, 통제하며, 거래하느냐 하는 문제에서 발생된 것임을 확인했다. 그렇다. 우리는 부족 간 분쟁으로 치장된 싸움의 배후에 글로벌 자본주의가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콩고는 통일국가가 아니다. 여러 지역으로 잘게 나뉘었고, 각 지역마다 우두머리를 달리하는 군대가 지배한다. 병사들 중에는 마약에 중독된 아이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각 군벌 지도자들은 저마다 외국기업과 연결되어 있고, 외국기업들은 지역 천연자원을 앞다퉈 착취하기에 바쁘다. 아이러니하게도 콩고산 광물은 노트북과 휴대폰 등 하이테크 제품의 원재료로 쓰인다. 콩고 국민이 워낙 야만적이어서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고? 이제 그런 말은 깨끗이 잊으시라! 외국 하이테크 기업들이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해묵은 갈등으로 이어진 콩고의 부족 간 분쟁은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 분명하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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