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의 또다른 대가는 정보였다. 그것도 아주 많은. 이름값을 하는 커피숍에서는 으레 그날의 신문을 긴 나무 막대로 조심스레칠해두었는데, 이 관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덕분에 커피숍에 가면 세상 구석구석에서 또한 지구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다. 피렌체에서 보았듯 새로운 정보에 대한접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보만으로 황금기가 촉발될 수는 없지만, 정보 없이 점화될 수도 없다.
커피숍에서는 정보뿐 아니라 의견도 돌고 돌았다. 의견은 활발하게 거래되고 늘 수요가 많던 당대의 통화였다고, 슈테판 츠바이크는 설명한다. "우리는 매일 몇 시간씩 앉아 있었으며 무엇도 놓치지 않았다. 집단적 관심사 덕에 예술적 사건들의 ‘세계상‘을 단지 두 개의 눈이 아니라 스무남은 개의 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무언가를 놓치면 다른 사람이 지적했다. 유치한 과시욕으로 늘 서로 경쟁했으며 최신의 정보를 알려는 욕망으로 마치 시합을 벌이듯 겨뤘다. 우리는 새로운 화젯거리를 손에 넣으려고 끊임없이 경쟁했다." - P393

이민자라는 신분은 위대한 인물이 되기에 좋은 조건이다. 빅토르 위고부터 프레데리크 쇼팽에 이르기까지 절대다수의 천재가 자의든 타의든 지리적으로 이동했다. 20세기 천재들을 조사했더니오분의 일이 1세대 또는 2세대 이민자였다. 이 역학관계는 오늘날에도 작용한다. 미국 인구에서 외국 태생 이민자의 비율은 13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미국 내 특허 중 삼분의일 가까이와 노벨상 수상 미국인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민자로 사는 것은 ‘가족의 불안정성과 더불어 천재들의 가장 공통된 인생 경험 두 가지중 하나다.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천재의 조건이 성립한다.
왜 이민자들은 천재가 될 가능성이 클까? 논란의 여지가 있는설명이지만 그들이 긴밀한 집단에 속해 강하게 동기 부여를 받는다고도 한다. 이민자들은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이 설명은정확하지만 불완전한 듯하다. 물론 이민자라는 신분이 경제적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겠지만, 창조적 우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다고 왜 더 풍요로운 사상과 더 숭고한 예술을 갖는 걸까?
연구자들은 ‘다각화 경험‘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시모너 리터르는 이를 "적극적으로 경험되며 개인을
‘정상성‘의 영역 밖으로 밀어내는 고도로 이례적이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나 상황"으로 정의한다. 다각화 경험을 하면 우리의 인지 유연성‘이 커진다. 말하자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다. - P408

 내가 아테네에 발을 디딘 이후 줄곧 맞닥뜨리는 한가지 사실을 강조한다. 그것은 과거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과거를 토대로 삼지 않고서는 혁신할 수 없으며, 과거를 모르고서는 과거를 토대로 삼을 수 없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를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했다.
- P415

말하자면 프로이트는 실패했다. 여기서도 우리는 천재에 대한 가장 큰 오해 하나를 맞닥뜨린다. 바로 실패다. 대체로 이 주제가입에 오르면, 어떻게 성공한 사람들이 실패를 끌어안는지"에 대한상투적인 반응이 돌아온다. 그건 사실이다. 그들은 실패를 끌어안는다. 문제는 실패자가 실패를 끌어안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실패자일수록 실패를 더욱 꼭 끌어안는다. 그렇다면 혁신으로이어지는 실패와 더 많은 실패로 이어지는 실패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제 연구자들은 그 답이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회상하는더 정확히 말하자면 실패를 기억하는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적 실패자는 자신이 어디서 어떻게 실패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기에 겉보기에는 다를지라도 같은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이 ‘실패색인‘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검색한다. 한 심리학자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결정적 정보가 발견되면 불완전한 그림이 갑자기 완전해지고 해법이 발견된다." 말하자면 ‘성공적 실패자‘는 막다른 골목에 남들과 똑같이 다다르지만 이 막다른 골목의 정확한 ‘위치‘를기억하는 데 더 능하다. 그들은 복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 P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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