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위험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하는 이상한 감각에 두 내외는 본능적으로 머리를 돌렸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테레즈는 로랑의 손에서 작은 질그릇 병을 보았다. 그리고 로랑은 테레즈의 치마 사이에서 시퍼런 칼날이 번쩍이는 것을 보았다.
이런 모습으로 남편은 식탁 곁에서, 그리고 아내는 찬장 앞에 서서 말없이 냉랭하게 잠시 서로 노려보았다. 그들은 알아차렸다.
둘은 상대방의 마음에서 자기 자신의 생각을 다시 발견하고 얼어붙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당황한 얼굴에서 은밀한 계획을 읽으면서 서로 가엾게 여기고 서로 무서워했다.
결말이 가까워진 것을 느낀 라캥 부인은 날카로운 눈으로 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 P347

그러다가 테레즈와 로랑은 별안간 울음을 터뜨렸다. 마지막 발작에 그들의 마음은 찢어져서 마치 어린애들처럼 서로 상대방의 품 안으로 덤벼들었다. 그러자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엇이 그들의 가슴속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은 아무 말도없이 그들이 지금까지 겪어왔고, 또 비겁함으로 인해 살아남게되면 또다시 겪어야 할 심연 속의 생활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과거를 회상하자, 끝없고 거대한 휴식과 망각을 바랄만큼 지쳐, 스스로에 대해 구역질을 느꼈다. 그리고 칼과 독이 든 컵앞에서 마지막 시선, 감사의 시선을 교환했다. 테레즈는 그 컵을 들어 반쯤 마시고 나머지를 로랑에게 내밀었다. 로랑은 단숨에 마셨다. 그것은 하나의 번개였다. 그들은 벼락을 맞은 듯이 서로 포개져 쓰러지고 마침내는 죽음 속에서 하나의 위안을 찾았다.
젊은 여인의 입은 남편의 목에 있는 흉터에 닿았다. 그것은 카미유가 이로 물어뜯어 생긴 상처였다.
뒤틀려 엎어진 두 시체는 등피를 씌운 램프의 노란빛을 받으며 밤새도록 식당의 마루 위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정오경까지 약 열두 시간 동안, 뻣뻣한 몸으로 말없이 앉아서 라캥부인은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 듯 발밑의 두 시체에 무겁고 매서운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 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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