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심리학 저널』에 실린 실험 결과는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이 옳았음을 입증한다. 걷는 사람의 창의성 수준이 앉아 있는 사람보다 "일관되고 유의미하게" 높았다. 흥미롭게도 야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든, 빈 벽을 바라보며 러닝머신 위에서 걷든 차이가 없었다. 둘 다 앉아 있던 집단에 비해 창의적 답변을 두 배 많이생각해냈다. 많이 걸을 필요도 없었다. 5~16분이면 충분했다. 옛날에는 러닝머신이 없었으므로 고대 그리스인들은 나가서 걸었다. 모든 일을 밖에서 했다. 집은 보금자리라기보다는 잠자리였다. 깨어 있는 시간 중 집에서는 약 30분 정도 보낼 뿐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내에게 해줘야 하는 일을 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죠"라고 말하는 사이 아크로폴리스 관문에 거의 다 왔다. 고대그리스인들은 하루의 나머지 시간을 시장인 아고라에서 보내거나, 김나지움이나 레슬링 연습장 팔라이스트라에서 운동하거나, 도시주변의 완만한 언덕을 거닐었다. 가외의 활동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스인들은 우리와 달리 신체활동과 정신활동을 구분짓지 않았기때문이다. 현대 대학의 전신인 플라톤의 아카데미아는 지성과 더불어 신체를 단련하는 곳이었다. 그리스인들은 몸과 마음이 어우러져 전체를 이루며 둘을 뗄 수 없다고 생각했다. - P43
이후 전개된 이론에서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의 접목을 이상적으로 본다. 이를테면 처음에는 외적 보상(돈, 지위 등등)의 약속이 동기 부여가 되지만 일에 빠져들면 ‘몰입flow‘ 이라는 심리 상태에이르는데, 그러면 외부의 압박을 잊고 심지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왓슨과 크릭도 이를 경험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노벨상을 간절히 바랐지만, 일단 연구에 빠져들자 노벨상은 안중에도 없었다. 중요한 질문은 누군가가 경쟁력을 갖췄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무엇을 놓고(아니면 누구와) 경쟁하느냐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그답이 분명했다. 도시였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고대 아테네인들은 자신의 도시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이런정서에는 ‘시민의 의무civic duty‘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지만, 여기에는 어쩔 수 없이 한다는 뉘앙스가 있고 즐거운 느낌이 전혀 없다. 아테네인들의 정서는 그보다는 ‘시민의 기쁨civic joy‘ 에 가까웠다. 이 단어들을 나란히 놓는게 어색해 보인다는 사실로 우리와 고대인의 간극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 P49
알아가다보니, 천재의 장소가 낙원과 비슷하리라는 생각이야말로 무엇보다 큰 오해다. 결코 그렇지 않다. 낙원은 천재와 상극이다. 낙원에서는 아무것도 요구되지 않는 데 반해 창조적 천재는 새롭고 기발한 방식으로 요구를 충족하는 데 그 뿌리를 두기 때문이다. 니체는 "아테네인들이 성숙한 것은 사방에서 도전을 받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나를 죽이지 않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는 그의 유명한 금언과 같은 맥락이다. 창의성은 환경에 대한 대처다. 그리스 회화는 복합광에 대처한 결과였고(그리스의 화가 아폴로도로스는 깊이의 착시를 만들어내는 기법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리스 건축은 복잡한 지형에 대처한 결과였으며, 그리스 철학은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에 대처한 결과였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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