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문제는 재난의 문제다. 인간이 만든 해고가 인간 삶을 부수는 극단의 형태로 드러난 정치적 사건이다(이창근, 2015). 그러나 이러한 ‘재난‘이 6년 동안 지속되는 와중에 국가는 해고자와 가족이 다시 설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해주지 못했고 쌍용자동차 관련 노동자와 가족 28명은 죽음으로 이 재난의 사회적 의미를 알려주었다. 급격한 사회경제적 지위의 하락과 사회적 지지의 단절 속에서 해고자는 6년간의 모든 부담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감당해야 했고 본 연구는 쌍용자동차 노동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정리해고가 그들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노동자들이 해고로 인한 고통을 온전히 감내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국가와 정책입안자의 책무이자 역할이다. 본 연구는 정리해고가 노동자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이 시급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P102

저는 보상보다도 직업병 예방의 측면에서 걱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삼성은 두 가지 형태로 작업장의 위험을 외주화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위험한 작업을 국내 협력업체에 하청으로 맡기는 것입니다. 특히 화학물질이나 가스 등 위험물질을 다루는일은 소수 인원으로 소사장이 운영하는 2차 협력업체에 맡깁니다. 협력업체들은 이러한 작업을 하다 문제가 생겨도, 원청의 눈밖에 날까 전전긍긍하며 밖에 알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노동자들에게 안전보호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안전규정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을 노동자 본인이 진다는 서약서를 쓰게도 합니다. 2013년 1월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의 불산 누출 사고당시,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보호구 없이 수습하다 숨진 것은 이런 구조 속에서 필연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력이 좀 더 저렴하고 작업장 내 규제가 적은 해외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것입니다. 기업이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기업 기밀‘이라는 이름으로 밝힐 필요가 적은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것이지요. 삼성은 중국 시안의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20곳이 넘는생산 거점을 만들며 공장을 세워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인삼성이 세계 각 지역에 공장을 세우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과연 규제가 더 느슨한 나라에 세워진 그 공장들이 투명한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지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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