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연구들은 우리가 질병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 임신한 어머니의 배 속에서의 경험이 성인이 된 우리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는 것이니까요. 50년 전 내 의지와 무관하게 겪어야 했던 그 경험으로 인해 당뇨병, 심장병에, 고혈압에 걸리게 된다는 의미니까요. 비슷한 연구 결과들이 1940년대 독일 나치군에 포위되어 6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아사한 레닌그라드 지역 주민들이나, 1958년부터 1962년까지 마오쩌둥의 잘못된 개발정책으로 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 죽은 대약진운동 시기에태어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나타납니다. 태아시기의 환경을 성인기 질병의 원인으로 고려하는 관점들은 더욱 힘을 얻게 됩니다.
이와 같은 연구들이 검증하고 있는 내용, 즉 태아기의 영양결핍이 성인 만성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절약형질가설 Thrifty Phenotype Hypothesis‘이라고 부릅니다. - P43
임산부인 어머니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할 수 없는 환경에서, 영양분이 부족할 때 태아는 생명체로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한정된 영양분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살아남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해 답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태아는 뇌와 같이 살아남는 데 필수적인 기관에 먼저 영양분을 사용하고, 당장 내 생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췌장과 같은 기관을 발달시키는데에는 영양분을 적게 사용합니다. 설사 그 선택이 먼 훗날 당뇨병을 유발해 수명을 단축시킨다 할지라도, 지금의 생존을 위해먼 훗날 발생할 수 있는 성인병을 감수하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몸에 새겨진 사회적 경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말해주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 P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