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하는 것은 SUV, 소고기, 패스트 패션이지 교육, 사회보장, 예술이 아니다. 다시 말해 히로이의 견해와 달리 일본은 탈성장을 ‘선도하는상황이 아니다. 그저 장기 침체인 것이다. ‘성장‘은 평등과 지속 가능성을 목표한다. 그에 비해 자본주의의 ‘장기 침체‘는 불평등과 빈곤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개인 간경쟁을 격화시킨다. - P136
최근 들어 이뤄지는 마르크스 재해석의 핵심 개념 중 하나는 ‘커먼common‘, 혹은 ‘공‘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커먼‘이란 사회적으로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관리되어야 하는 부를 가리킨다. 20세기의 마지막 해에 안토니오 네그리 Antonio Negri 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 라는 두 마르크스주의자가 『제국』이라는 책에서 제기하여 단숨에 유명해진 개념이다." ‘커먼‘은 미국형 신자유주의와 소련형 국유화 모두와 대치하는 ‘제3의 길‘을 여는 데 중요한 열쇠라고 해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시장근본주의처럼 전부 상품화하는 것도 아니고, 소련형 사회주의처럼 전부 국유화하는 것도 아니다. ‘제3의 길‘인 ‘커먼‘은 수도, 전력, 주택, 의료, 교육 등을 공공재로 삼아서 사람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한다. - P144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생산력 발전을 거짓 없이 찬미했고, 더욱더 생산력을 키워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면 노동자 계급이 해방될 수있는 조건이 준비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생산력 발전으로 인간이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덕에 풍요로운 미래 사회의 조건이 갖춰진다면, 자연적 제약이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될 뿐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마르크스 사상에 생태학적인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 탓에 오랫동안 녹색과 적색은 양립할 수 없다고 여겨졌다. 이는 최근에 마르크스주의가 쇠퇴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 P157
마르크협동체의 토지 공동 소유에서 보이듯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평등‘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공동체가 자본주의에 저항하여 코뮤니즘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이 밀접한 관계 속에 있지 않을까. 마르크스는 이 가능성을 점점 강하게 의식했다. - P184
무슨 변화가 일어났다는 말일까. 지금부터 설명하겠다. 전통에 근거한 공동체의 생산 원리는 자본주의와 전혀 다르다. 마우러와 프라스가 말했듯이 공동체 내부에 강한 사회적 규제가있어서 자본주의 체제와 같은 상품 생산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앞서 마르크협동체에서는 토지는커녕 생산물조차 외부로 판매할수 없다고 했던 걸 떠올려보자. 공동체에서는 전통에 기초하여 비슷한 수준의 생산을 반복한다. 즉, 경제 성장을 하지 않는, 순환형 · 정상형 경제다. 공동체가 ‘미개‘하고 ‘무지‘했기 때문에 생산력이 낮고 빈곤에 허덕였던 것이 아니다. 공동체는 더 오래 일하고 더 생산력을 올릴 여지가 있어도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이다. 권력 관계가 생겨나 지배.종속 관계로 변화하는 것을 막으려 했기 때문이다.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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