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역학 Epidemiology은 질병의 원인을 찾는 학문입니다. 역학 연구는 인구집단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하지요. 흡연이 폐암의 원인이고 노동자가 벤젠에 노출되면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유행하거나 시멘트공장 지역 주민들이 단체로 폐렴에 걸렸을 때도 역학조사를 합니다. 이 병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알아내 질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사회역학Social Epidemiology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흡연과 벤젠 노출처럼, 차별과 사회적 고립과 고용불안이 인간의 몸을 해칠 수 있다는 연구가설을 탐구합니다.  - P5

수치로 볼 때 비슷한 두 지역이지만, 1995년 7월 폭염으로인한 사망 발생률은 론데일 북부는 10만 명당 40명, 론데일 남부는 10만 명당 4명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놀라운 일이지요 지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슷한 두 지역에서 무엇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낸 것일까요?
클리넨버그 교수는 론데일 북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입을빌려 대답합니다. 폐허로 남은 도시공간, 그 골목마다 마약을 파는 사람들, 그리고 높은 범죄율 때문이라고요. 물론 론데일 북부에서 범죄자나 마약판매상 숫자가 많아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 것은 아닙니다. 그로 인한 공동체의 와해가 큰 문제였던 것이지요. 사람들은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외출을 꺼렸고, 다른 주민을 믿지 못하다 보니 집 밖에서 발생하는 위급한 상황에도 개입하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이 폭염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된 론데일 북부 사람들이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 또 좀 더 시원한 곳을 찾아 거리로 나갈 수도 없었던 이유입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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