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이 믿기지 않는다. 지금껏 아버지는 내 행복에 신경을 쓴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정말로 참아가며, 거의 다정하게 나를 챙기고, 심지어 나 때문에 마음을 졸이는 것같다. 마치 아버지에게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구해내야 하는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다. 평소의 내 삶과 너무 다르다. 내 몸이 어질거리는 열에 들끓는 동안, 내 머리는 산산조각 난다. - P152

이따금씩 나는 잠시 제자리를 떠나갔다 돌아온 호랑이들의 여행을 생각한다. 이제는 가구와 물건과 책을 모두 다른 자리로 옮겨놓고 싶다. 일과표의 일정들도 마음껏 바꾸고 싶다. 마침내 가능한변화의 문이 열린 듯한 기분이다. 우리 머리 위로 덮인 뚜껑이 완전히 봉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깨달은 것만 같다. 어머니와 내가 동무가 되어 또다른 모험들을 상상해본다면 삶이 얼마나 달콤해질까? 점점 더 무거워지는 아버지의 권위에 맞서서 우리가 또다른 작은 공모를 꾸밀 수 있다면 말이다. - P173

소소하게 규칙을 바꾸고 때로는 꽤 크게도 어겨보지만 아버지가 죽는다는 협박은 실현되지 않는다. 내 마음속에 서서히 사악한생각이 고개를 내민다. 아버지는 모든 능력을 타고난 우월한 존재가아닐지 모른다. 아버지의 말들은 전부 헛소리일지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자 무서우면서도 흥분이 된다. 그래도 혹시 빛의존재들이 지금 우주 어디에선가 내가 행한 모든 악행을 기록하고 있는 게 아닌지, 거짓말을 한 죄로 언젠가 라바이야크처럼, 이번에는억울할 게 없는 진짜 죄인 라바이크로 사지가 찢기는 벌을 받게되는 건 아닐지 여전히 두렵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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