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여름에는 30일이 넘는 최장 폭염이 찾아왔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를 넘는 날을 의미한다. 이듬해인 2019년 여름에도 극한 더위가 찾아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그해에는 폭염 대신 태풍 7개가 한반도로 북상했다. 1959년 이후 60년만에 가장 많은 기록이었다. 2020년에는 중부지방에서 장마가 54일간계속돼 큰 피해가 발생했다. 끝없이 쏟아지는 비에 그해 여름은 사실상 폭염이 실종됐다.
기후변화로 여름이 더워지고 강력한 태풍이 잦아질 거라는 점은 예측 가능하지만 다가오는 여름에 폭염이 심할지, 태풍이나 장마가 심할지는 현대 과학기술로도 내다보기 힘들다. 말 그대로 ‘미친 변동성‘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재난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15년을 기점으로 비정상적인 날씨가일상이 되는 ‘뉴노멀(New Normal)‘을 선포했다. 당시만 해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았지만 5년 넘게 지난 지금은 그 말이 현실이 됐다.
- P88

지구의 온도를 이렇게 끌어올린 주범은 바로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수증기 같은 온실가스는 지구에서 내보내는 열을 다시 흡수해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킨다. 온실가스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지구는 냉동실처럼 차갑고 생명이 살아갈 수 없는행성이 됐겠지만, 온실가스라는 ‘이불‘ 덕분에 인류는 지금 같은 삶을 누리고 있다.
온실가스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96년이었다. 스웨덴의 화학자인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기온을 높일 수 있는 ‘온실가스‘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당시 아레니우스는 온실효과가 실제로 일어나려면 100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또 온난화가 나타나더라도 식량 생산이 늘고 인류에게 축복이 될 것이라고믿었다. 엄혹한 소빙하기를 겪은 직후라 사회적으로 따뜻한 기후를 바라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 P92

인간의 영향이 없었던 1850~1900년과 비교해 지금은 벌써1.09℃가 올랐다. 고작 1℃에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을 보면 1℃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다. 50년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했던 극한 폭염의 빈도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현재 4.8배 증가했다. 산업화 대비 1.5℃가 상승하게 되면 극한 폭염이 8.6배 증가하고 2℃ 온난화의 경우 13.9배, 4℃ 온난화는 39.2배 늘어난다.
극한 고온의 빈도뿐만 아니라 강도 역시 지구의 온도 상승과 함께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강원도 홍천에서 기록된 41℃였다. 서울은 같은 날 39.6℃를 기록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최고기온이 2℃에서 5℃ 이상 더 높아지고머지않아 45℃를 내다봐야 할지 모른다. 동남아나 인도처럼 변한 서울에서 우리는 어떤 여름을 보내게 될까.
폭염뿐만 아니다. 10년에 한 번 찾아올 만한 폭우와 가뭄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현재는 각각 1.3배, 1.7배로 늘었다. 국제사회가 온도 상승의 ‘상한선‘으로 정한 1.5℃의 미래도 결코 장밋빛은 아니다. 폭우는 1.5배, 가뭄은 2배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파리협정 당시 상한선인 2℃ 온난화의 경우 폭우는 산업화 이전보다 1.7배, 가뭄은 2.4배 늘어날 전망이다. - P98

더 이상 지구온난화라는 말을 쓰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온실을 연상시켜 현재의 위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온난화를 일으킨 주체가 드러나 있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신 ‘지구 가열(Global Heat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지구를 뜨겁게 만든책임이 우리에게 있고 행동이 시급하다는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라는 말 대신 ‘기후위기‘, ‘기후재앙‘이라는 말을 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사소한 단어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라는 말에 느긋하게 반응했다면 기후재앙에는 어떨까?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질지 모른다. 기후변화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위기나 재앙은 빨리 행동해야 할 것 같은 긴박함을 전달한다. 실제로 우리는 기후위기의 시대, 재앙의 시대를 몸으로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기후위기는 결코 과장돼 있지 않고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파국이 찾아올 거라고 이번 IPCC 보고서는 경고하고 있다. - P105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하는 고유한 디지털 증명문서다. 실제로 존재하는 물건이나 대상 또는 디지털 콘텐츠에 NFT를 연계해 발행하면 특정인의 소유권이나 기여도를 증명할 수 있다. NFT는 각각 서로 다른 고유정보로 구별하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소유와 이전 기록이 투명하게 보존된다. 무엇보다 복사하면 원본과 동일한 파일을 만들 수 있어 원본과 복사본을 구별할 수 없는 디지털 세상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원본과 복사본을 구별할 수 있고, 소유권을 증명할수 있다는 것이 NFT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 P111

벤야민은 아날로그와 오프라인, 실제 현실이 고급문화에 속하고 디지털과 온라인, 가상현실이 대중문화에 속하는데, 이 두 그룹 간의 차이는 크게 보면 아우라가 있고 없음에서 비롯한다고 밝혔다. 고급문화에는 아우라가 존재하고 대중문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디지털 예술작품과 콘텐츠에 NFT‘를 적용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NFT를 적용한 디지털 파일은 세상에서 유일한 디지털 파일로 탈바꿈한다. 특히 해당 파일을 소유한 사람의 정보와 거래 이력이 모두 기록되고, 이 기록은 수정 또는 삭제가 불가능하다. 복제를 하더라도 복제 사실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원본과 복제품 구별도 쉽게 할 수 있다. NFT 적용에 따라 디지털로 된 예술작품이 고급문화에 해당하는 과거의 그림과 조각 작품처럼 희소성과 고유성이라는 아우라를 가지며 새롭게 가치를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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