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는 하나의 생존 형식이었다. 노예들은 유머를 통해서 노예제로부터 필연적으로 심리적 거리를 둘 수 있었다. 또한 유머는 지하 세계로 들어가는 암호였다. 그곳에서 주인님은 외부자이고 놀림의 대상이다. 랠프 엘리슨은 에세이 「웃음의 호사스러움」에서 백인은 흑인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놀림을 당했다는 전반적으로 당혹스러운 감정"을 느낀다고 적고있다. - P80

내가 쓰는 "소수적 감정"이라는 표현은 문화이론가 시앤나이에게 깊이 빚지고 있다. 그는 오늘날 후기자본주의 ‘긱 경제‘ (gig economy: 전통적인 고용 관계 대신에 필요에 따라 사람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고용형태 -옮긴이)의 증상인 못난 감정(ugly feelings) - 부러움, 짜증,
지루함 같은 부정적인 감정 - 이라는 정서적 속성에 관해 폭넓게 저술했다. 못난 감정과 마찬가지로 소수적 감정 역시 "놀라운 지속력"을 지닌 "카타르시스가 없는 감정 상태"이다. - P85

연기 나는 건물 가까이로 날아가자. 모로 쓰러진 자동차의 새까맣게 그을린 차체, 상점 입구에서 뜯어낸 철문 셔터가 바닥에 아코디언처럼 구겨져 있는 모습이 또렷이 보일 만큼 가까이 가자. 온갖 경보기가 일제히 울리는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 가자. 불타는 가게에서 한 왜소한 여자가 나와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든다. 무엇을 원하는 걸까? 뭐라고 하는 거지?
여자가 말한다. "멈춰요!" 여자가 말한다. "도와주세요! 911에 전화해도 반응이 없어요. 소방관, 구급대원은 어디 있죠? 경찰은 어디 있죠?" 여자에게 말해주자. 경찰은 웨스트사이드에 가있다고. 경찰 병력이 거기서 조용한 거리를 지키고 있다고. - P96

딸에게 책을 읽어주노라면, 내 어린 시절은 서서히 물러가고 딸의 어린 시절이 이 나라에 단단히 연결되는 것이 보인다.
나는 딸에게 나의 행복한 기억을 물려준다기보다 딸을 위해 행복한 기억을 연출해주고 있다. 부모님도 나를 위해 똑같이 그렇게 하셨지만, 부모님에게 돌봄의 개념은 먹이고 재우고 학교나 보내는 정도의 훨씬 기본적인 것들이었다.  - P100

나는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지 않고 항상 옆으로 곁눈질했다.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는 일에 달콤한 영화같은 향수가 어린다면, 어린 시절을 곁눈질하는 일에는 희뿌연 부러움의 실안개가 서린다. 그 부러움은 백인 친구의 집에서 그 집 식구들과 저녁을 먹을 때, 온갖 광고와 TV 방송에서 아이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어떤 가정에서 자라야 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줄 때 내 속을 갉아먹었다. - P101

인종주의의 한 가지 특징은 아동을 성인처럼 취급하고 성인을 아동처럼 취급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처럼굴욕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깊은 수치심을 유발한다. 우리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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