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받아놓고 잘래요. 밤마다 일찍 자면서도 수도꼭지 앞에 앉아 있을 엄마를 생각하면 불안했어요. 한밤중에도 엄마는 깨어 있었어요. 다른엄마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시간에 다른 집 엄마들은 가정부한테 맡기고 일찍들 자잖아요. 앞뒷집엔 자가 수도까지 있어서 수돗물은 조금만 받아도 돼요. 밤마다 잠이 들면서 엄마는 캄캄한 무인도에 사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어 괴로웠어요. 오늘밤엔 제가 받아드릴 테니까 일찍 주무세요."
"학교에 가서 졸기나 하려구."
말은 이렇게 했지만 신애의 가슴은 높게 뛰었다. 우리 혜영이가 어느 틈에 이렇게 컸구나. 그러니까 내가 또 모르는 사이에 "피로해요, 엄마"라고 말할 나이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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