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루하다 못해 천을 걸친 것 같은 옷차림으로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이 샅샅이 뒤지는 사람. 요즘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죠. 쓰레기통을 뒤지는 이유가 혹여나 누군가 먹다 버린 음식을 찾기 위해서일까요? 하나의 도시를 지나고 열 개의 나라를 거치면서 눈에 들어온 똑같은이 장면이, 꼭 먹을 것을 찾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플라스틱. - P21

아무것도 모르고 우간다에서 버스를 탔는데, 르완다 국경에서 제가 가진 가방을 모두 뒤져 비닐봉지를 빼앗아 가는 세관원들의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어떤나라도 마약이나 총기류가 있는지를 검사했지, 비닐봉지를 찾기 위해 짐을 검사하는 나라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뒤늦게 들은 말이지만 공항 역시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르완다에 비닐봉지 출입금지입니다.

마트에서 장을 봐도 종이백에 담아주는 것이 일상화된 나라입니다. 과거 비닐봉지가 남발되어 하수구를 막고, 또 이것을 태우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문제가 일어남에 따라 비닐봉지를 아예 금지해버린 것입니다. 케냐보다도 약 10년이 앞선 2008년의 일입니다. 기존의 비닐봉지 생산업체들에 보조금을 주어 종이봉투 회사로 바꾸었고, 독재국가답게 매우 강력한 비닐봉지 억제정책을 밀고 나갔습니다.
- P93

바젤협약.
1989년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이 협약은 병원성 폐기물을 포함하여 유해 폐기물이 국가에서 국가로 이동할때 사전 통보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유해폐기물의 불법 이동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죠.
보통 환경 관련 국제협약은 선진국들의 발제와 호응으로 이뤄지는데, 바젤협약은 개발도상국들이 주로 가입한 G77이 주도했습니다. 유해 폐기물이 주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는 현실이 반영된 거죠. 바젤협약은 논의된 지 3년 만인 1992년에 발효됐지만, 어찌 된 일인지 지금까지 이 협약이 표면적으로만 지켜져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2019년 4월 29일, 바젤협약이 다시 열렸습니다. 유해 폐기물의 종류에 플라스틱을 추가하기 위해서였죠. 이 안건은 180여 개국의 동의를 얻어 압도적인 의지로 통과되었습니다. 지구촌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가장 뜨거운 사안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입니다.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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