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그럴 리 없다. 농구 모형은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반영하는데 왜 채용 모형은 그러지 않을까? 농구팀들은 수백만 달러의 잠재적 가치를 지닌 선수 개개인을 관리한다. 경쟁 우위를 획득하고 이를유지하기 위해 고심하는 농구팀의 애널리틱스 엔진analytics engine은 늘 데이터에 목말라 있다. 지속적인 피드백이 없다면 농구팀의 선수 관리 시스템은 부정확하고 시대착오적인 구닥다리가 되고 말 것이다.
반면 최저임금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많은 직원을 집단으로관리한다. 이런 기업 인적자원 담당자들을 기계로 대체함으로써비용을 절감하고, 기계는 많은 사람을 추려서 더욱 관리하기 용이한집단으로 만든다. 가령 습관성 도벽이 발병하거나 생산성이 급감하는것처럼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회사로선 부적합 지원자를 걸러내는 채용 모형을 수정할 이유가 거의 없다. 비록 잠재적 인재를 놓치기는 하겠지만, 그 모형은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하고 있는 셈이다. - P191

미국에서는 종잡을 수 없는 불규칙한 근무 일정이 걸수록 보편화되고 있다. 이 같은 업무 방식의 최대 피해자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월마트 같은 기업들에서 일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이다. 근무 일정 조정에 관한 통보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피해는 더욱커지고 있다. 많은 종업원이 수요일에 야간근무를 하거나 금요일 혼잡한 시간대에 근무해야 한다는 사실을 겨우 하루이틀 전에 통보받는다. 이런 일은 노동자들의 삶을 뒤죽박죽 뒤엉키게 만든다. 특히 자녀가 있는 직원의 경우, 양육 문제 때문에 재앙과 같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식사도 수면도 아무렇게나 닥치는대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의 불규칙한 근무 일정은 빅데이터 경제의 새로운 부산물이다. - P209

해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는 기업들이비용을 절감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을 주 30시간 미만으로 제한한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근무 시간이 주 30시간 이상일 경우에 주어지는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할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혼란스러운 일정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이 부업을 할 수도 없다.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는 사실상 저임금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억압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해도 지나친 지적이아니다. - P218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가 노동자들에게만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자녀도 커다란 피해자다. 이런 부모를 둔 아이들은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지 못한 채 성장한다. 아이들은 아침 식탁에서 피곤찌든 채 눈을 간신히 뜬 모습이나 저녁도 먹지 못하고 급하게 뛰쳐나가는 모습 혹은 일요일 오전에 자신들을 돌보는 문제로 외할머니와 입씨름하는 모습의 엄마를 보며 자란다. 정돈되지 않은 혼란스러운 삶은 아이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친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책연구소Economic Policy Institute의 조사에 따르면, "근무 시간이 들쑥날쑥하거나 표준근로시간 외에 일하는 부모를 둔 아동과 청소년은 인지기능 저하나 행동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을 피우거나 학업 성적이 나쁘면 자기 자신을 탓하게 된다. 하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 근무 시간이 무계획적이고 불규칙한 일자리도 감지덕지하게 만드는 가난과 가뜩이나 어려운 가족들을 사면초가로 몰아가는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가 진범이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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