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리펭귄 암컷과 수컷은 서로 자리를 교대하기 전후에 둥지로 돌을 물어다 나른다. 돌 몇 개 더 쌓는다고 딱히 둥지에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짝에게 보여준다. 새끼를 돌보는 사이사이에도 별것 아닌 돌을 통해서 서로 부지런히 애정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다. - P139
펭귄이 무얼 먹고 사는지 조사하기 위해서 매년 펭귄의 혈액을 채취한다. 그 안에 포함된 성분을 자세히 분석하면 올해는 어떤 먹이를 많이 먹었는지 추측할 수 있다. 하루는 혈액 채취를 위해 펭귄 납치를 계획했다. 포획망과 방진복을 준비하고 펭귄을 잡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 순간 젠투펭귄 한 마리가 제 발로 우리에게 걸어왔다. 갑자기 흰옷을 입고 나타난 인간에게 호기심이 생긴 걸까? 어쩌면 경계하는 마음으로 감시를 하려고 왔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든 녀석은 내가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와서 한참을 날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그물을 든 침입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 겁 없이 다가온 펭귄을 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그냥 돌아갈 때까지 지켜봤다. 아무런 경계심 없이 궁금증을 갖고 다가온 녀석의 기대를 꺾고 공포심을 심어주기는 싫었다. - P153
뉴스 기사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살아 있는 동물은 쇼핑몰에서 파는 물건처럼 전시되는 상품이 아니다. 나는 이런 실내체험 동물원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다루는 걸 보면서 어린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 체험해서는 안 되는 체험이다. - P173
내가 지금 펭귄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아주아주 적은 사실일뿐이다. 남극 연구자들이 흔히 하는 식상한 비유지만, 정말빙산의 일각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관찰하면 할수록 더 궁금증이 남는다. 평생을 연구해도 펭귄의 삶에 대해 전부 알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주 조금씩 그들에게 가까워지고있다는 것이다. 펭귄에 대한 지식이 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예전보다는 펭귄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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