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다마 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 종종 냇가로 산책을 나가는데, 하천 수면을 훑으며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햇빛을 등지고 물속을 바라보면 거기에는 참으로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수면 위로 작고 세모난 돌 같은 것이 나와있어 살펴보면 거북이의 코일 때도 있고, 물살을 따라 하늘거리는 실처럼 보였던 것이 치어 떼인경우도 있으며, 물풀에 엉켜있던 먼지 덩어리가 자세히 보면 잠자리의 유충일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문득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가 떠오른다.
생물학 시간에 교수님이 던졌던 질문, 사람들은 생물과 무생물을 구분 짓곤 하는데, 생물의 어떤 측면을 보고 그런 구분을 하는 것인가? 애초에 생물이란 무엇인가? 여러분은 정의를 내릴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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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처음에는 실망했다. 그리고 물론 지금도 절반은 그런상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실은 바로 이 부분에 생명의 본질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유전자 녹아웃 기술로 부품 한 종류, 한 조각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그 결함이 채워져 보완 작용이 일어나고 전체가 조화를 이루면 기능 부전 현상은 일어나지않는다. 생명에는 부품을 끼위 맞춰 만드는 조립식 장난감 같은 아날로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중요한 특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뭔가 다른 다이너미즘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세상에서 생물과 무생물을 식별할 수 있는 것은 이 다이너미즘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 ‘동(動)적인 것‘ 은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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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생물이 ‘원인‘ 이 되어 특정 질병이 발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관련성을 증명하기 위해 또 어떤 요건이 필요할까? 관찰은 자연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지만 아무리 환자를 관찰해도 연구에 진전이 없는경우가 있다. 관찰함으로써 상관 관계를 발견할 수는 있어도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다.
인과관계는 ‘개입(介人)‘ 실험을 통해 비로소 밝혀진다. 개입 실험이란 말 그대로 원인으로 생각되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예상되는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다. 현미경 아래서 꿈틀대던 미생물을 가느다란 피펫으로 빨아올려 건강한 실험동물에게 접종하고 질병이 발생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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