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쿨리브리
‘문젯거리가 생기면 대열을 좁힌다.‘ 라는 말이 있듯이, 위기가 닥치자 백인들은 결속을 강화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리에 끼지 못했다. 자메이카 여인들은 어머니를 받아들이지않았다. 크리스토핀은 어머니의 미모가 너무나 뛰어난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후처였다. 사람들은 어머니가 아버지에비해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어머니는 마르티니크 태생이었다. 내가 어머니에게 "우리 집에는 왜 손님이 안 와요?" 라고 물으면, 어머니는 "스패니시타운에서 우리가 사는 쿨리브리까지 오는 길이 너무 나빠서 그래. 그러나 지금 같아선 길을 고칠 생각 따위는 할 수도 없구나." 라고 말씀하셨다. 아버지, 손님, 말, 침대에 누우면 들던 안전한 느낌, 이 모든 것들은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 P39
나는 전에 다니지 않던 길을 골라서 다녔다. 설탕 공장을 지나고 몇 년째 돌지 않는 물레방아를 지나서, 내가 여태 가본적이 없는 쿨리브리 저택 사유지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그곳엔 사람이 다니도록 만들어놓은 길은 물론, 동물들이 지나다닌 흔적조차 없었다.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풀잎이 내 팔과 다리를 베어도 나는 ‘그래도 사람들보다는 나아‘ 라고 생각하곤 했다. 까만 개미, 빨간 개미 그리고 새 둥지를 갉아먹으려고 붙어 있는 흰개미 떼를 보았고, 비를 맞아 살 속까지 젖는 듯하긴 했지만, 참, 뱀을 본 적도 있었지. 모두가 사람들보다는 훨씬 나았다. 훨씬, 훨씬 낫고말고.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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