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온 경관을 소개하겠다." 하겐 경정이 발표했다. 이쪽은 카트리네 브라트 경관이다."
첫 줄에 앉아 있던 젊은 여자가 자발적으로, 그러나 웃음기 없는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주 매력적인 여자였다. 애써 꾸미지 않아도 매력적인 여자라고 해리는 생각했다. 숱이 적은 머리카락은 얼굴 양옆으로 맥없이 늘어졌고, 창백한 얼굴에 이목구비가 수려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데 이골이 나서 더는 그것이 싫지도, 좋지도 않게 된 매력적인 여자들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몸매가 드러나는 푸른색 치마 정장을 입었지만, 스커트 밑으로 보이는 두꺼운 검은색 스타킹과 실용적인 겨울 부츠는 그녀가 자신의 몸매를 이용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지워주었다. 그녀는 마치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들을 보려고 일어났다는 듯 모인이들을 눈으로 훑었다. 해리는 그녀가 출근 첫날에 대비해 옷차림이며 이 짧은 등장을 미리 준비하고 연습했을 거라 짐작했다.
- P32

"일을 많이 하는 게 싫은 게 아냐, 해리, 당신은 일에 ‘집착‘ 했어, 당신이 곧 일이었지. 게다가 당신의 원동력은 사랑이나 책임감 같은 게 아니었어. 개인적인 야망은 더더욱 아니고, 그저 분노였지. 그리고 복수심, 그건 옳지 않아, 해리. 그런 식은 곤란해. 그 결과가 어땠는지 당신도 알잖아."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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