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은 비 오는 날도 무척 좋아했다. 비가 오면 그림자가 모퉁이와 골목길을 따라 신비한 길을 내었다. 그리고 모두는 황혼을 사랑했다. 빛이 정신을 잃고 언덕을 지나 태평양으로 떨어지는 모습, 붉은 태양은 점점 더 빨개지고 주홍빛으로 변하다 마침내는 초록빛이 되어갔다. 하늘은 용암이 검은 바위를 먹어치워 불타오르는 거대한 잇자국을 내듯 녹아내렸다. 때로는 온 도시가 멈추어 서서 서쪽을 바라보았다. 가게 주인들은 안에서 나와 거리에 섰다. 가족들은 집에 누워 있던 병자들을 침상이나 휠체어에 태워서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러면 그들은 하늘을 집어삼키고 있는 그 광기에 굽은 손을 흔들어 보이는 것이다. 갈매기떼와 펠리컨의 소용돌이가 하늘에 폭동을 일으키며 떠다니는 모습은 마치 하느님이 손수 뿌리는 꽃가루 눈송이 같았다.
- P20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