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과 순종의 결정적 차이는 내면의 동의 여부에 있다. 복종은 행동에 관심이 있을 뿐 내면적 동의에 무관심하지만, 순종은 행동뿐 아니라 내면적 동의를 요구한다. 분대장은 병사들이 속마음이야 어떻든 자신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기를 바라고,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뜻에따라 행동할 뿐 아니라 자신을 공경하기를 바란다. 사회나 군대의 상하 관계에서는 복종이 주로 쓰이고,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간의 관계에서는 순종이 주로 쓰인다고 할 수 있다.
- P162

그러나 엄밀히 말해 ‘부도덕하다‘와 ‘비도덕적이다‘, ‘부도덕성‘과 ‘비도덕성‘이 완전 동의어는 아니다. ‘부도덕하다‘와 ‘부도덕성‘이 어떤 행위가 도리나 규범에 어긋나거나 이를 어긴 상태를 나타내는 반면, ‘비도덕적이다‘와 ‘비도덕성‘은 어떤 행위가 도리나 규범에 맞지 아니하거나 도덕에 대립된 상태를 나타낸다. 전자가 후자보다 도덕에 대한 부정의 정도가 강하다.
••••••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은 부도덕한 행위이면서 비도덕적인 행위이지만, 인간 배아 복제는 부도덕한 행위라기보다 비도덕적인 행위이고, 타인의 불행에 아무 관심이 없는 도시인의 이기심은 부도덕성이라기보다 비도덕성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부도덕과 비도덕은 부정적 의미의 강도가 다르다. 또 해악을 미치는 결과도 달라, 부도덕이 직접적이라면 비도덕은 간접적이다. 곧 도둑질이 가져오는 피해는 직접적이지만,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가져오는 피해는 간접적이라 할 수 있다.

-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