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가 문제라면 해답은 뭘까? 직무 능력보다는 연출이나 갖가지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채용해야 하는 걸까?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유력한 백인의 아들들, 개신교도이자 상류 계층 출신들만 받아들이고 기별적인 학습 능력은 따지지 않던 때로 돌아가야 할까? 아니다. 능력주의의 폭정을 극복한다는 게, 능력이 직업과 사회적 역할의 배분에 아부 역할도 못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그것은 성공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고, ‘정상에 오르는 사람은 스스로 잘나서 그런 것‘이라는 능력주의적 오만에 의문을 제기함을 뜻한다. 그리고 능력이라는 말로 옹호되어 온, 그러나 분노를 퍼뜨리고 정치에 해를 끼치며 사회를 갈라놓는 부와 명망의 불평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러한 생각 바꾸기는 능력주의적 성공개념의 핵심인 두 가지 인생 영역, 즉 교육과 일에 대한 집중을 필요로한다. - P247
성별, 인종, 민족적 차이에 대해 훨씬 관용적인 태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능력주의 엘리트는 유동적이며 계층 이동이 활발한 사회를 못 만들어냈다. 대신 오늘날의 학력주의적, 전문직업인 위주 계층은그들의 특권을 어떻게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지 감을 잡고 있다. 그것은 자녀들에게 막대한 재산을 상속해 주는 방법이 아닌, 능력주의적사회에서 성공을 결정하는 입지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기회의 조정자‘와 ‘사회적 상승 엔진‘이라는 새로 얻은 역할에 아랑곳없이, 고등교육은 최근 확대된 불평등에 대해 어떠한 제동 기능도 하지 못했다. - P263
미국 대학은 놀랄 만큼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사회적 상승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들이 그 대학에 다녔다는 사실 자체가 그의 경제적 전망을 높여줌에도 그렇다. 대졸자 특히 명문대 졸업자는 고소득 직업을갖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사회적 상승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데, 그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미 입학 때부터 상류층 소속이기때문이다. 미국의 고등교육은 대부분의 사람이 최상층에서 올라타는 엘리베이터와 같다. - P266
체육 특기생 선발도 부유한 집 자녀들의 또 다른 돌파구다. 미식축구와 농구를 비롯한 인기 종목의 경우, 체육 특기생의 학력 기준을 낮취주는 게 과소대표되고 있는 소수집단과 저소득층 출신에게 유리하다는 말이 가끔 나온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그런 우대를 받는 특기생은 부유한 백인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명문대들이 특기생 제도를 두는 종목들 대부분은 부유한 집 자녀들이 선호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스쿼시, 라크로스, 조정, 요트, 골프, 수상폴로, 펜싱, 심지어 승마 등등. - P269
대학들은 이런 불공평함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시정할 수 있다. 계층을 기반으로 한 소수집단 우대정책을 취해 빈곤 가정 출신 학생에게 현재 대학들이 동문 자녀, 기부금 입학자, 체육 특기생들에게 주고 있는 혜택을 주면 된다. 아니면 그런 우대 정책 전체를 없애서 현재 부유한 집 자녀들이 받는 특혜를 줄일 수도 있다. 또한 사교육의 힘으로SAT 점수에서 유리한 입장인 부유한 집 자녀들에 대응해, 더 이상 그런 시험을 입시 요강에 넣지 않음으로써 더 공정하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시카고대와 그 밖의 대학들이 최근 그런 결정을 내렸다. 연구 결과들을 보면 SAT 점수는 고교 내신성적보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개인의 학업 능력 전망에 끼치는 영향을 배제하지 못하는 정도가 심하다. 그런 시험에 덜 의존함으로써 대학들은 불우한 배경의 학생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한 재학생의 학업 능력 저하는 아예 없거나 아주 약간 있을 것이다. - P270
그러나 이 재선별이 고등교육의 능력주의적 전환과 동시에 일어났다는 사실은 다른 설명을 필요로 한다. 경쟁률 높은 인기 대학들은 떠오르는 능력 위계질서의 정점에 있으므로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갖게 되었다. 부모의 등쌀에 따라 야심적이고 유복한 학생들은 소수 명문대로물밀 듯 몰려갔다. 학업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런 대학 간판이 최고의 능력주의적 영예를 주기 때문이었다. 아무나 들어가기 힘든 대학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단지 뽐낼수 있는 근거가 될 뿐이 아니며, 졸업 후 좋은 직업을 얻을 근거도 되었다. 이는 고용주들이 명문대 졸업생을 비명문대 졸업생들보다 더 많이 배운 인재로 판단해서라기보다는, 대학들의 인재 선별 역할을 믿고 그들이 부여하는 능력주의적 영예를 높이 치기 때문이다. -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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