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세 주립대학에서 창조적 글쓰기 강의를 맡았던 선생님은 상투적인 표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곤 했다. "전염병을 피하듯이 상투적인 표현을 피하라." 그런 다음 그는 자기가 한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학생들도 선생님과 함께 웃었지만 나는 상투적인 표현이 부당하게 매도를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있었다. 상투적인 표현이 너무나 정확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투적인 표현이 들어간 말은 상투적인 표현이라는 그 말의 본질 때문에 그 정확성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테면 ‘방 안의 코끼리(무시할 수 없는 현실)‘ 라는 표현을 예로 들어보자. 라힘 칸과의 재회 첫 순간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할 말은 없을 것이다. - P296
그들은 번화한 길모퉁이 도랑 옆에서 부르카를 입은 어머니 무릎에 앉아 "은혜를 베풀어주세요! 은혜를!" 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남자 어른과 함께 앉은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전쟁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아버지가 귀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 P366
우리 두 사람 모두 쳐다봤다. "제발 그만해요." 고아원 원장이 파리드와 내게 문을 열어주었을 때 했던 말이기억났다. 그의 이름이 뭐였더라? 자만이었던가? "그애는 그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예요. 어딜 가건 항상 바지춤에 집어 넣고 다녀요." "그만해요." 두 줄의 검은 마스카라가 눈물로 범벅이 된 채 그의 볼을 타고 흘러내려서 루주와 뒤섞여 번졌다. 그의 아랫입술이 떨렸다. 콧물이 그의 코에서 흘러나왔다. "그만해요."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새층의 고무줄을 팽팽하게 당겨서 그 끝부분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이 어깨 위로 올라가 있었다. 고무줄 끝부분에 반짝이는 노란 것이 끼워져 있었다. 눈을 깜빡여서 눈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보니 그것은 테이블 아래 부분의 고리에 달려 있던 놋쇠 공이었다. 소랍이 새총을 아세프의 얼굴에 겨냥하고 있었다. "그만해요. 제발요." 소랍이 허스키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 좀 때려요." - P433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함께 싹트는 것이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들을 모아서 짐을 꾸린다음 한밤중에 예고 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것이아닐까? - P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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