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맞은편에 많은 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손톱은 잘려나가고 엔진 오일로 새까맸으며, 손마디는 벗겨지고, 옷에서는 주유소 내 먼지와 땀, 휘발유 냄새가 났다. 바비는 재혼한후에도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하는 홀아비 같았다. 그는 잘랄라바드의 사탕수수밭과 파만의 정원을 그리워했다. 자기 집에 들락거리던 사람들을 그리워했고 소르 시장의 소란스런 길을 걷고 싶어했다. 자기와 아버지를 알고 있는, 같은 조상과 같은 과거를 가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했다. 내게는 미국이 과거를 묻을 수 있는 곳이었다. 바바에게 미국은, 과거를 애도해야 하는 곳이었다. - P196
그런데 지금 그런 소라야의 어머니가, 감추지도 않은 채 고스란히 희망을 드러낸 눈빛으로, 가슴을 아프게 할 정도로 간절하게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다. 운 좋게 남자로 태어났다는 그이유 하나로 그 동안 누려왔던 권력에 나는 진저리가 났다. 장군의 눈빛을 통해 장군의 생각을 읽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그의 아내는 눈빛으로 많은 것을 드러냈다. 이 문제가 무엇이건, 이 문제 때문에 적이 생긴다 해도 그녀가 내 적이 될 가능성은 전혀없을 것 같았다. - P226
"이 주 후에 전화 드릴 거예요." ‘의심이 간다‘는 말을 듣고서 어떻게 2주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고 의사에게 따지고 싶었다. 어떻게 내가 밥을 먹고, 일하고, 공부를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의사는 그런 말을 해주고 나를 집으로 보낼 수 있을까? 서류를 받아서 그것을 제출했다. 그날 밤 바바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담요를 폈다. 그것을 기도용 깔개 삼아 바닥에 머리를 수그리고 카불에서 율법 선생님 때문에 강제로 외웠지만 반쯤 잊어버린 코란 구절을 낭송했다. 과연 신이 존재하는지 확신하진 못했지만 신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기도를 드렸다. 이제는 율법학자가, 그의 믿음과 확신이 부러웠다.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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