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리를 건냈어.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떨어지는 사람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떨어지는 사람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더 이상 네 앞에서 강한 척하고 있을 필요가 없어지자, 난 한없이해졌어. 바닥에 쓰러졌단다. 그곳이 내게 맞는 곳이었어.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어. 손이 부서지길 바랐지만, 너무 아파서 멈추었지. 하나뿐인 자식을 위해 손 하나 부서뜨리지도 못하다니 나는 얼마나 이기적인지.
떨어지는 사람들.
호치키스와 테이프.
공허하다는 느낌도 없었어. 그런 느낌이라도 들면 좋았을 텐데.
높은 창문 밖으로 셔츠를 흔드는 사람들.
뒤집힌 주전자처럼 텅 비고 싶었어. 하지만 나는 돌처럼 묵직했단다.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화장실에 가야 했어. 일어나고 싶지 않았단다. 내 배설물 속에 널브러져 있고 싶었어. 나는 그래야 마땅해. 내 오물 속에서 뒹굴고 싶었어. 하지만 일어나서 화장실로 갔단다. 그게 바로나야.
- P321

 발소리가 문으로 다가왔지만, 엄청나게 부드러운 데다 카펫이 깔있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발소리가 멈추었다. 숨소리가 들려왔지만, 더 무겁고 느린 것으로 보아 할머니가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뭔가가 문에 닿았다. 한 손? 두 손인가?
"여보세요?"
문손잡이가 돌아갔다.
"도둑이라면, 제발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문이 열렸다.
한 남자가 말없이 거기 서 있었다. 도둑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늙었고, 엄마와는 반대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있을 때조차도 찌푸린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었다. 흰색 반소매셔츠를 입고 있어서, 털북숭이 팔꿈치가 훤히 드러나 보였다. 아빠처럼 앞니 두 개 사이가 멀어져 있었다.
"아저씨가 세입자인가요?"
그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문을 닫았다.
"여보세요?"
그가 방에서 물건을 뒤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더니 돌아와 문을 열었다. 작은 공책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가 첫 페이지를 열었다.
빈 장이었다. "나는 말을 못 해." 그가 이렇게 썼다. "미안하다."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그는 다음 장을 넘겨 대답을 적었다. "내이름은 토머스." "우리 아빠랑 이름이 같네요. 아주 흔한 이름이죠.
아빠는 돌아가셨어요." 다음 장에 그는 이렇게 썼다. "미안하다."
- P329

 그들이 스태튼 아일랜드의 한 집을 나선 후, 나는 잠시 기다렸다가 그 집의 문을 두드렸어, "세상에, 오늘은 웬 손님이 이렇게많담!" 그 여자가 말했어, 나는 이렇게 적었지, "미안합니다, 저는 말을 하지 못합니다. 방금 나간 아이는 제 손자입니다. 그 애가 여기서 무엇을 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참 별난 가족도 다있네요." 나는 생각했어, 가족 맞지. "방금 그 애 엄마와 통화를 했답니다." "그 애가 여기 왜 왔습니까?" "열쇠 때문이라나요." "열쇠라뇨?" "자물쇠 때문이래요." "자물쇠라고요?" "모르셨어요?" 여덟 달동안 난 그 애 뒤를 따라다니며 그 애가 만난 사람들과 얘기를 했지.
그 애가 너에 대해 알아내려고 애쓰는 동안, 난 그 애에 대해 알아내려고 애썼어, 그 애는 너를 찾으려 하고 있었어, 네가 나를 찾으려했던 것과 똑같이 말이야, 그 생각을 하면 이미 조각났던 내 마음이더 작은 조각들로 산산이 부서졌어, 왜 사람들은 자기가 전하려는 뜻을 그 순간에 말할 수 없을까?  - P388

메시지는 끊어졌어, 네 목소리는 아주 침착했지, 곧 죽을 사람의 목소리 같지 않았어, 우리가 몇 시간이고 말없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가 시간을 허비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무한히 두꺼운 빈 공책과 여분의 시간이 필요해.  - P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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