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썩 나가!
입석 오!
몽플뢰리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행복하여라, 세상 멀리 ......
시라노 (비스듬히 쓴 펠트 모자, 곤두선 콧수염, 끔찍한 코, 의자 위에 올라서서 팔짱을 낀 채) 아! 나, 진짜 화낼 거야!

그를 본 사람들의 웅성거림.
- P31

시라노- 안 되지! 그건 너무 짧아, 젊은 양반! 그것 말고도…오! 맙소사! 많은 것이 있었어.
(어조를 바꿔가면서) 예를 들어, 들어 보게나.
공격적인, <선생, 나한테 그런 코가 있었다면, 앞뒤가리지 않고 당장 잘라 버렸을 거요!>
우호적인, <찻잔에 코가 빠져 젖어 버릴 테니 굽이 달린 큰 잔 하나 마련하세요!>
서술적인, <바위잖아! 산봉우리잖아! …… 공이잖아!
곳이라니, 내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반도야!>호기심 어린, <그 장방형의 피낭은 무엇에 쓰는 거죠.
필기대 아니면 가위 상자?>
우아한, <가날픈 다리들이 내려앉아 쉬도록 자상하게 횃대를 믿어 줄 정도로 새들을 사랑하시나 보죠?>
원색적인, <선생, 당신이 담배를 피울 때, 그 큰 콧구멍으로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 이웃에서 불이 났다고난리를 치지 않소?>
자상한, <그 무게에 못 이겨 얼굴을 바닥에 처박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애정 어린, <햇볕에 색깔이 바래지 않도록 작은 양산을 하나 만들어 코에 걸치세요.>
현학적인, <이마 아래 그렇게 많은 뼈와 살을 갖고 있는 동물은 아마 아리스토파네스가 이포캉펠레황토카멜로스라 부른 동물뿐일 거요. >
호탕한, <어이, 친구, 그 갈고리 요즘 유행이오? 모자걸어 두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이겠는걸!>
과장된, <위풍당당한 코여, 북풍을 제외하고 어떠한바람도 널 감기 들게 하진 못하겠구나!>
극적인, <거기서 피가 흐르면 홍해를 이루겠군!>
감탄 어린, <향수 가게에 멋진 간판이 되겠네!>
서정적인, <그거 소라고둥이에요? 당신 트리톤인가요?> - P41

순진한, <그 기념물, 언제 방문할 수 있죠?>
정중한, <인사하는 걸 용서하시오, 선생, 워낙 목 좋은 곳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시골풍으로, <어이, 아자씨! 그게 코여? 아이구야! 큰무인지 아니면 작은 멜론인지 도통 모르겠구먼!>
군사적인, <기병대를 향해 조준!>
실용적인, <그거 복권 당첨물로 걸겠소? 분명 한몫단단히 잡을 텐데, 선생!>
마지막으로 애통해하는 피람‘을 패러디해,
<주인의 얼굴에서 조화를 파괴한 바로 이 코! 그게 부끄러워 붉어지는 구나, 비신자!>
당신에게 약간의 문학적 소양과 재치만 있어도 나에게 대충 이 정도는 충분히 말했을 거요.
하지만, 오 형편없는 존재여, 당신에겐재치라곤 단 한 톨도 없고, 아는 문자라곤단 세 글자, 멍, 청, 이 밖에 없소이다! 게다가 여기, 이 고귀한 분들 앞에서당신이 시작의 반의 반의 반조차 내놓지 못한이 모든 농담들로 날 즐겁게 해주는 데 필요한 상상력이 있기나 하오?
- P43

시라노 - 내가 가진 우아함은 정신적인 것이오.
경박한 귀족처럼 잡스런 치장을 하지 않소.
겉모습 치장은 덜해도 정성은 더 들이지.
나라면 게을러 깨끗이 씻지 않은 이마,
눈가에 아직 잠이 매달린 몽롱한 의식, 구겨진 명예,
거덜 난 양심으로 외출하진 않을 거요.
번쩍이는 것은 아무것도 달지 않았지만 난 독립심과 솔직함을 장식 삼아 당당하게 걷소.
내가 코르셋으로 꼿꼿이 세우는 것은 늘씬한 허리가 아니라 내 영혼이오..
리본이 아니라 혁혁한 무공으로 장식을 하고,
콧수염과 더불어 정신을 말아 올린 채,
난 무리와 패거리들을 관통하며 진실이 박차처럼 울려 퍼지게 하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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