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안내서와 모든 경륜 있는 산악인, 그리고 트레일 입구마다서 있는 안내판에는 화이트 마운튼에선 날씨가 표변할 수 있다는걸 경고한다. 수많은 등산객들이 창창한 날씨의 고지대로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에 산보를 나갔다가 서너 시간이 지난 뒤 빙점 이하의 안개에 휩싸여 죽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서로들 얘기하는데, 사실이다. 리틀 헤이스택 마운튼의 정상을 100미터쯤 앞두고 그런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났다. 햇볕이 돌연 사라지고, 어디선가 소용돌이치는 안개가 몰려왔다. 기온이 급강하하는 게 꼭 갑자기 얼음가게 안으로 들어선 것 같았다. 불과 몇 분 만에 숲은 차갑고 축축하며 거대한 안개의 정적 속에 빠졌다. 화이트 마운튼의 수목한계선은 1천440미터로 매우 낮다. 다른 산맥의 수목한계선에 비하면 절반밖에 안 되는 고도다. 그만큼 기후가 엄혹하다는 뜻일 텐데,
그제야 그 이유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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