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자기의 손을 빼지 않았다.
<전체 경작 우수상!> 하고 회장이 외쳤다.
「가령, 아까 댁에 갔을 때…」
<수상자, 캉캉프와의 비제 씨.>「이렇게 같이 있게 될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상금 칠십 프랑!>
「저는 백 번도 더 되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뒤를 따라와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퇴비상>
「그리고 이대로 오늘밤도, 내일도, 그리고 또 다른 날에도, 아니 한평생 여기에 있고만 싶습니다!」
<아르피이유의 카롱 씨에게 금메달!>
「어떤 사람과 함께 있을 때에도, 이렇게 완전한 매혹을 맛본적은 없었으니까요.」
<지브리 생 마르텡의 뱅 씨에게!>
「그러므로 저는 당신의 추억을 언제까지나 간직하겠습니다.」<메리노 숫염소 상으로는.....>
「그러나 당신은 저를 잊어버리고 말겠지요. 저 같은 것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은 것일 테지요」〈노트르 담의 블로 씨에게....>
「아! 아니에요. 제가 당신의 마음속에서, 당신의 삶 속에서그 무언가가 될 수 있을까요?」
<돼지 부문의 공동 수상, 르에리씨와 퀄랑부르 씨에게 육십프랑!>
로돌프는 그녀의 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 손이 뜨거워져서 마치 사로잡힌 산비둘기가 날아가려 하듯 파르르 떠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손을 빼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꼭쥐는 힘에 응답하려는 것인지, 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는 큰 소리로 말했다.
- P216

「내 잘못이에요, 내 잘못이라고요」하고 그녀가 말했다. 「당신의 말을 듣다니 미쳤지」
「왜요?...….. 엠마! 엠마!」
「아, 로돌프!..……」 젊은 여자는 그의 어깨에 쓰러지듯 기면서 천천히 말했다.
그녀의 옷자락이 남자의 우단 저고리에 찰싹 붙었다. 뒤로 젖힌 그녀의 흰 목딜미가 한숨으로 부풀어올랐다. 그러고는 아찔해진 그녀는 온통 눈물에 젖은 채 긴 전율과 함께 얼굴을 가리면서 몸을 내맡겼다.
저녁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옆으로 비긴 햇빛이 나뭇가지사이로 비쳐들어 그녀는 눈이 부셨다. 그녀 주위의 여기저기, 나뭇잎들 속에, 혹은 땅 위에, 마치 벌새떼가 날아오르면서 깃털을 흩뿌려 놓은 것처럼 빛의 반점들이 떨리고 있었다. 사방이 고요했다. 감미로운 그 무엇이 나무들에서 새어나오는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고 피가 몸속에서 젖의 강물처럼 순환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아주 멀리, 숲 저 너머, 다른 언덕 위에서, 분간하기 어려운 긴외침 소리가, 꼬리를 길게 끄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말없이 귀를 기울였다. 그 소리는 마치 무슨 음악처럼 그녀의흥분한 신경의 마지막 진동에 한데 뒤섞였다. 로돌프는 이빨사이에 여송연을 물고 두 개의 고삐 중 부러진 것을 주머니로 다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왔던 길을 되짚어 용빌로 돌아왔다. 그들은 진흙위에 나란히 찍힌 그들의 말 발자국, 그리고 아까 보았던 관목, 풀숲의 같은 조약돌들을 다시 보았다. 그들 주변에는 무엇하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산이 자리를바꾼 것보다도 더 엄청난 무슨 일인가가 갑자기 일어난 것이었다. 로돌프는 때때로 몸을 굽혀 그녀의 손을 잡고 키스를했다.
- P234

그는 이미 옛날처럼 그녀를 울리던 저 감미로운 말을 더 이상 입에 담지 않게 되었고 그녀를 미치게 하던 저 열렬한 애무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그녀가 그 속에 흠뻑빠져 지내고 있었던 그들의 엄청난 사랑이, 마치 강바닥으로 빨려들어가는 강물처럼 그녀의 발밑에서 줄어들어 가는 것 같았고 마침내 그녀의 눈에 강바닥의 개흙이 보였다. 그녀는 그걸 믿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더욱더 많은 애정을 쏟았다. 그러자 로돌프 쪽에서는 점차 무관심을 감추려 하지 않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몸을 맡겨버린 것을 후회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그를 더욱 사랑하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도 알 수가 없었다. 자기가 약하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굴욕감은 원한으로 변해 갔지만 육체의 쾌락이 그것을 무마해 주었다. - P247

엠마는 남편과 마주앉아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굴욕을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다른 굴욕을 느끼고 있었다. 그의 무능함을 이미 수없이 겪어 충분할 만큼 알아차리고 있었으면서도 그런 사람이 그래도 무엇엔가 쓸모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굴욕이 바로 그것이었다.
- P266

그녀는 다락방 창가에 몸을 기대고 분노의 냉소를 띠면서 편지를 몇 번이나 되풀이하여 읽었다. 그러나 거기에 정신을 집중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혼란해졌다. 그의 모습이 눈에 선했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두 팔로 그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거대한 망치로 쾅쾅 치듯 가슴을 두드리는 심장의 고동이 불규칙적이 되면서 점점 더 빨라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땅이무너져버렸으면 하는 심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왜 끝장을내버리지 못하고 있는 거지? 대체 누가 말리기에? 그녀의 자유가 아닌가. 그녀는 앞으로 몸을 내밀었다. 그리고 발밑의 포석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말했다.
「어서! 어서!」
밑에서부터 곧장 올라오는 광선이 그녀의 몸무게를 깊은 구렁 속으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광장의 지면이 일렁거리면서 벽을 따라 솟구쳐 올라오는 것 같았고 마루가 아래위로 흔들리는배처럼 한쪽 끝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거의 공중에 뜬 것처럼 광막한 공간에 둘러싸인 채 벼랑 끝에 서 있었다.
하늘의 푸른빛이 그녀의 몸속으로 밀려들었고 바람이 그녀의텅 빈 머릿속을 휘돌았다. 이제 저항하지 말고 몸을 맡기기만하면 된다. 부르릉거리는 녹로 소리는 그녀를 불러대는 성난 목소리처럼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여보! 여보! 하고 샤를르가 외쳤다.
그녀는 멈칫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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